휴렛 패커드에 대한 대규모 PC 공급계약 체결로 상승세를 타던 삼보컴퓨터가 두루넷 지분참여 발표 이후 몰매를 맞고 있다. 삼보컴퓨터 주가는 최근 3일간 20% 가량 급락했다.삼보컴퓨터는 지난달 말 두루넷 유상증자에 후순위 채권 592억원을 현물 출자키로 결의, 두루넷 지분율이 기존 14.3%에서 31.9%로 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자 증권사들은 삼보컴퓨터가 두루넷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실로 올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3일 삼보컴퓨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LG투자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보컴퓨터가 두루넷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투명성과 신뢰도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두루넷과 자회사 나라앤컴퍼니에 대한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실로 올해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교보증권도 두루넷 지분출자로 올해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교보증권 송민호 연구원은 "삼보컴퓨터 경영진이 두루넷을 지원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을 갑자기 번복해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두루넷의 최대주주로 부상함에 따라 올해 지분법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두루넷은 올 상반기 4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연간 순손실이 1,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보컴퓨터 자회사인 나라앤컴퍼니도 두루넷에 대한 후순위 채권 296억원을 출자전환, 지분법 평가손실을 추가 반영해야 한다. 송 연구원은 "삼보컴퓨터는 올해 15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두루넷과 관련해서만 300억원 이상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삼보컴퓨터가 현금을 지원한 게 아니라 이미 보유한 무보증 회사채를 출자전환한 만큼 최근의 주가 급락세는 지나친 감이 있다"면서 "지금의 약세를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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