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시인 244명의 시편이 한 권의 사화집으로 묶였다. 계간 '시와반시'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한국의 젊은 시인들'이다. 1980년대 이후 등단해 현재 활발하게 시작(詩作) 활동을 펼치는 우리 시단의 튼튼한 기둥이다. "지난 100년간 쌓아온 우리 시의 결실이며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한국시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시와반시'는 기획의도를 밝혔다.'시와반시'는 대구에서 발행되는 시 전문지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 뿌리를 두고 전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문예지로는 처음 간행된 것이었다. 그만큼 창간 10주년의 의미가 각별하다. 통권 41호를 맞는 '시와반시'가 기획한 '한국의 젊은 시인들'은 '창작과비평' '문학과사회' '세계의문학' '문학동네' 등 19개 문예지 편집자의 추천을 받은 것이다. 김기택 나희덕 남진우 최영철씨 등 탄탄한 시력으로 이름을 굳힌 시인으로부터 김선우 이 원씨 등 최근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시인들을 만날 수 있다. 244명이 한 편씩 자선(自選)한 작품은 힘차고 순수하다. 2001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정록씨의 시 '구부러진다는 것'의 몇 구절. '그렇다, 고추도 햇살 쪽으로/ 몸을 디밀어 올린 것이다/ 그 끝없는 깡다구가 고추를 붉게 익힌 것이다/ 햇살 때문만이 아니다, 구부러지는 힘으로/ 고추는 죽어서도 맵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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