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규모는 정확하게 파악도 되지 않을 정도다. 중앙재해대책본부가 3일까지 집계한 재산피해는 9,000억원에 육박하지만, 도로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된 곳이 아직도 많아 집계가 어려운 데다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나 물류난에 따른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은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이 미증유의 수해대란을 맞아 곳곳에서 안타까운 복구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물이 나오지 않거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고 인력과 장비도 모자라 한숨과 눈물을 짓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나 지자체는 공공시설물 복구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어 일반 수해가정의 고통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노인들만 사는 농촌가정은 피해도 컸지만 복구대책도 막연하다.
정부가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강릉시와 김해시 등 네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 보상금 등을 우선 지급키로 한 것은 다행스럽다. 자연재해대책법의 관계 규정은 고쳐졌지만, 시행령 마련과 국무회의 통과 및 재해대책위원회의 심의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다 보면 시일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수재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방재활동이 부실했으며 지원도 늦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별재해지역을 중심으로 따뜻한 구호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나 군만의 힘으로는 어림없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고맙고 아름답다.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절실하다. 교육당국도 학생들의 수해 극복 참여를 추진했으면 좋겠다. 자매관계를 맺고 있거나 도·농 학생 교환수업을 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족한 일손 돕기에 나서도록 하면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하지도 않는 봉사활동 점수에 얽매이는 도시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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