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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산업계도 강타/끊긴 동맥… 꽉막힌 物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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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산업계도 강타/끊긴 동맥… 꽉막힌 物流

입력
200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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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화물 운송이 어려워지면서 물류(物流)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또 동해안에 인접한 주요 시멘트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돼 자재난마저 우려되고 있다. 물류의 경우 경부선 기준으로 철도 화물수송량이 평상시 보다 40% 이상 줄었고, 동해안의 시멘트 3사 공장도 태풍 피해를 복구하는데 2주일 이상 걸릴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경부선 김천시 감천 강호강 교각이 붕괴돼 통상 하루 62회였던 경부선 화물열차 운행 횟수가 35회로 줄었다.

또 시멘트, 광석, 무연탄 등을 주로 나르던 영동선의 화물열차도 하루 30회 이상 운행해오다 지난달 31일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 운송업계는 철로 복구에 최소한 2주일 이상이 걸려 실어 나르지 못한 완제품과 반제품 및 생산 원료 등이 크게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부선은 태풍 이전 하루 평균 450만톤의 수출입 화물과 수하물을 수송했으나, 3일 현재 수송량은 절반 수준인 250만톤에 그치고 있다. 내륙 물류기지인 경인ICD에서는 평상시 20피트, 40피트짜리 컨테이너 500개가 출고됐으나, 3일에는 250개만 목적지로 향했다.

특히 철로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화물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물량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인 상태다. 화물업계에 따르면 태풍이 지나간 후 전국 27만대의 화물 차량이 3∼4일치 물량을 확보하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수요에는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차 운임도 20∼30% 가량 올랐다.

경부선 철로가 끊겨 컨테이너 화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부산항을 통한 수출선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통운의 경우 평소 철도를 이용해 하루 평균 20피트짜리 컨테이너 500개 정도를 부산항으로 수송하던 것이 태풍 이후에는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한통운은 트레일러를 추가 확보해 육상운송하고 있으나 차량확보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때마침 추석 대목과 맞물려 택배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택배 관계자는 "추석 전 하루 최고 32만 박스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던 추석 택배 물량이 이번 태풍으로 10% 정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시멘트의 수급 차질에 따른 자재난도 우려된다. 동해안에 인접해 있는 쌍용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동양시멘트 등 3개 연안 시멘트 회사가 태풍으로 도로 유실, 생산라인 침수 등의 시설 피해를 입어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완전복구에 2주일 이상이 걸릴 것 같다"며 "연안 시멘트사의 재고물량이 평균 1주일분임을 감안할 때 복구가 늦어질 경우 수급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간 1,0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해온 동해시 쌍용양회 동해 공장은 수해로 진입 교량이 완전 소실되고, 공장에서 수송항인 동해항으로 연결되는 컨베이어벨트 라인 곳곳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연간 74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라파즈 한라시멘트 옥계공장도 생산라인 침수, 공장내 연결도로 두절 등 피해가 커 응급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동양시멘트 삼척 공장은 침수로 인한 직접 피해 10억원, 가동 중단으로 인한 간접 피해 100억원 등 수백억원대의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이들 연안 시멘트사와 성신, 한일, 현대 등 내륙 시멘트사간 재고 교환 등을 통해 급한 대로 물량을 맞추려 하고 있지만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건설현장의 자재난이 우려된다. 자칫 건설현장의 공기 차질과 시멘트 가격 파동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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