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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전 음악, 300년전 악기로 듣는다/원전연주 무대 잇따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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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전 음악, 300년전 악기로 듣는다/원전연주 무대 잇따라 열려

입력
200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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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작곡 당시 악기와 연주법으로 들려주는 원전연주 무대가 가을 문턱을 장식한다. 일본의 고음악 앙상블 '콘베르숨 무지쿰'을 선두로 영국의 원전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첼 포저, 바로크 첼로의 거장 안너 빌스마와 그가 이끄는 앙상블 '라르키부델리'가 이달 내한공연을 갖는 데 이어 한국인으로는 유일한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 김 진의 앙상블 '무지카 글로리피카'도 다음 달 무대를 마련한다.유럽에서 2차대전 후 고음악운동으로 시작된 원전연주는 최근 20년간 유럽과 일본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

반면 국내 원전연주는 이제 막 싹을 틔우려는 단계. 일부 애호가들이 음반으로 원전연주를 접해오다 90년대 들어 외국 원전연주자와 단체의 내한이 간헐적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관객층을 넓혀가는 추세다. 전공자가 거의 없어 원전악기 구경도 힘든 편이다.

비올라 다 감바(첼로의 조상)는 지난해 이탈리아 연주자 파올로 판돌포의 독주회 때, 테오르보(키다리 류트)는 올 봄 무지카 글로리피카의 창단공연 때 국내 무대에 처음 등장했다. 원전연주 연구와 보급을 내세운 한국고음악협회도 4월에 창립돼 활동을 시작했다.

금호아트홀은 원전연주 시리즈 1탄으로 10일 오후 8시 콘베르숨 무지쿰 연주회를 마련한다. '음악의 변혁'이란 뜻의 이름답게 독창성 넘치는 연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단체다.

비발디의 '사계' 바흐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콘체르토' '2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비발디 '사계'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익숙한 곡이지만 원전연주로는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인다. 이들은 7일 오후 5시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조형무대, 11일 오후 7시 토탈미술관에서도 공연한다.

지키스발트 쿠이켄을 이을 차세대 바로크 바이올린의 선두주자 레이첼 포저는 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첫 독주회를 갖는다.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텔레만의 '12개의 환상곡' 등 무반주곡만으로 꾸민다.

안너 빌스마와 라르키부델리는 2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빌스마(첼로)는 베라 베쓰(바이올린), 유르겐 쿠쓰마울(비올라)과 앙상블을 이뤄 슈베르트와 베토벤의 삼중주를 들려준다. 빌스마는 28일 호암아트홀, 10월 1일 울산현대예술관에서 따로 독주회도 가질 예정이다.

무지카 글로리피카는 10월 서울 성공회성당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10일 카운터테너와 바로크앙상블(바이올린, 첼로, 테오르보, 쳄발로), 31일 바로크 플루트 트리오(플루트, 바이올린, 테오르보, 바이올린, 쳄발로) 무대를 꾸민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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