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볼프강 티어제 하원의장을 히틀러의 심복이었던 헤르만 괴링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독일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2일 시사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콜은 지난 달 29일 홍수 피해에 관한 하원 특별 회의가 끝난 뒤 의원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사민당 소속의 티어제 의장을 "괴링 이후 최악의 하원의장"이라고 몰아세웠다. 콜이 악담을 한 이유는 이날 회의에서 같은 당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총리가 연설하는 중간에 사민당과 녹생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냈는데도 티어제 의장이 저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괴링은 나치 공군 원수로 제국의회 의장을 맡기도 했으며 2차 대전 종전 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 중 자살했다.
루드비히 슈티글러 사민당 원내총무는 "사민당 구성원 중 한 명이 아닌 의회 전체를 모독한 것"이라며 "입을 다물고 있는 콜 대신 기민당이 해명하라"고 공격했다.
콜은 1986년에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나치의 선전상이었던 요제프 괴벨스에 비유해 물의를 빚었다.
/안형영기자 sigip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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