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2일 낮 베이징(北京)에 도착, 이날 오후 쩡칭홍(曾慶紅) 공산당 조직부장을 만나는 것으로 3박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 들어 갔다. 이 후보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다이빙궈(戴秉國)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과 만나 한·중 관계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상하이(上海) 시찰 후 귀국할 예정이다.이 후보는 이날 방중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경제가 21세기 세계경제 구도를 바꿔 놓을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상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병풍(兵風) 수사에 언급, "정권이 5년 동안 샅샅이 뒤져 놓고도 수사를 장기화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진실은 오직 하나뿐이며 진실을 밝히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약 3분간 통화했다. 김 대통령은 출국인사를 건넨 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큰 만큼 이 후보의 방중은 매우 중요하다"며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어제 길이 뚫리자마자 강릉에 다녀왔는데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 획기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통령은 "국회에서 협력이 필요할 때 도와주면 감사하겠다"고 원내 협력을 당부했고 이 후보는 "협력할 일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통령과 이 후보의 전화 통화를 두고 태풍 피해 대책은 물론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협조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무성했다.
/베이징=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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