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 아담한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학생들이 공부에 지치면 이 곳에 들러 교양서적을 읽으면서 여유를 찾게 하자는 취지에서 지은 건물이었으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개관 첫 날부터 책을 읽고 자료를 검색하고 컴퓨터를 두드리는 학생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이런 모습을 보고 필자는 감동을 느꼈고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에게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됐다.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어린 시절 집 근처 도서관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고 세상 보는 눈을 형성했던 것이다. 빌 게이츠 회장과 그의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저절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공공 도서관을 중요시하는 미국의 교육 환경 속에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선진국에는 마을 곳곳에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당 인구 비율을 살펴보면 미국은 2만 6,000명, 핀란드는 3,000명, 독일은 3,900명, 덴마크는 4,500명이다. 우리 나라는 무려 11만 4,000명이고 시설과 수준도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우리 나라 공공도서관의 연간 도서구입비가 미국의 대학 한 곳의 도서 구입비에도 못 미친다.
청소년의 마음을 살찌우게 하는 방법 가운데 도서관만한 게 없다. 책을 읽으면서 간접경험의 폭을 넓히고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며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21세기를 정보화 사회라고 말한다. 새로운 정보를 창출,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기르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청소년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상상력을 키우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도서관 건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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