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시 외국어 성적을 주요 가점 항목으로 삼고 있지만, 정작 임직원의 인사고과에는 덜 반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취업정보 전문기업 리크루트(www.recruit.co.kr)가 7월23일부터 8월30일까지 국내 대기업 104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실시한 결과 절반의 기업(52개)이 신입사원 서류전형시 외국어 성적 우수자에게 가점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외국어 성적을 참고사항으로만 삼는 기업은 31개(29.8%)였고, 서류전형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가점도 안준다는 기업은 19개(18.3%)에 불과했다.
외국어 성적에 가점을 많이 부여하는 업종은 유통업, 식품업, 금융·보험업 순이었다. 조사대상 유통업체 11개중 외국어 가점제를 실시하는 곳은 8개였고 참고사항으로만 처리하는 곳은 2개였다.
식품업체 9개 중에서는 6개가 가점제를 시행중이고 가점이 없는 곳은 1개뿐이었다. 금융·보험과 전기·전자, 유화, 정보기술(IT) 기업들도 80% 이상이 외국어를 가점 항목이나 참고자료로 이용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외국어는 국제화시대 경쟁력의 토대이자 학창시절 성실성에 대한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외식업과 제약업은 외국어 성적에 대해 가점을 주는 경우가 비교적 드물었다. 외식업종 조사대상 7개사 중 1개만이 외국어 성적을 감안했고 3개는 평가항목 조차 없었다.
제약업종 10개사 중에는 4개가 외국어 성적을 무시했다. TGI프라이데이스 관계자는 "외식업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최고 덕목이기 때문에 외국어 성적이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기업 중 임직원의 인사고과나 승진평가에 외국어 성적을 반영하는 곳은 41개(39.4%)로 신입사원 채용시보다 외국어 실력을 경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의 외국어 실력을 많이 반영하는 업종은 기계·철강업(7개사 중 5개사)과 금융업(12개사 중 8개사)이었고, 식품(9개사 중 1개사) 외식(7개사 중 1개사) 유통업(11개사 중 2개사) 중에는 외국어 실력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기업이 드물었다.
특히 유통 및 식품업계는 신입생 채용시 외국어를 중시하면서도 정작 임직원에게는 '외국어 인심'이 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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