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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교통·통신 두절… 접근도 어려워/영동 포도밭 폐허로 "어디부터 손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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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교통·통신 두절… 접근도 어려워/영동 포도밭 폐허로 "어디부터 손대나"

입력
200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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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강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태풍과 수해로 만신창이가 된 경북 김천과 충북 영동지역. 이곳에서도 2일 도와 시·군의 복구요원, 군병력 등이 동원돼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피해지역이 워낙 방대하고 도로망도 곳곳에서 두절돼 주민들의 한숨만 새어나오고 있다.날이 밝으면서 경부선 하행선 감천철교의 큰크리트교각 두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시가지는 대형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등 쑥대밭이 된 김천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북도와 김천시, 군당국은 6,000여명의 인력과 중장비 500대 등을 동원, 복구에 나섰다. 그러나 가장 급선무인 경부선 하행선 감천철교 복구공사가 강물이 불어나면서 복구장비가 접근조차 못해 기약도 없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김천시 지례, 구성, 부항, 대덕, 증산, 조마, 감천면 등 7개 지역은 교통 통신 등이 모두 두절되고 국도, 지방도 등 상당수 연결 도로가 끊겨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동군도 이날 공무원과 군인 등 3만여명과 장비 88대가 동원돼 복구작업과 방역활동이 시작됐지만 인력과 장비가 크게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곳 역시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일부 지역은 교통이 두절돼 복구인력이 제 때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주민들도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무너진 집더미 속에 묻힌 경운기를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던 이재우(65)씨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를 모르겠다"며 털썩 주저앉았다.

영동군 주민의 70%에 달하는 1만 6,000여 가구, 4만여 주민들은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금강변 영동취수장은 침수되고 상촌취수장은 관로가 유실됐기 때문.

전국적인 포도 주산지인 영동군의 포도 농가들도 엄청난 피해에 복구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한정석(70·영동읍 주곡리)씨는 "1,500여평의 포도밭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포도 과수원을 원상회복시키려면 최소 3년은 걸리는데 다시 내 생전에 포도가 열리는 걸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김천=유명상기자 msyu@hk.co.kr영동=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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