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본회의의 조사계획서 채택과 함께 시작되는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어느 정도 폭발성을 가질지는 대단히 불투명하다. 다른 정치 쟁점을 모두 덮을 정도의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를 수도, 정국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정치 공방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또 한나라당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현정권의 부정·부패상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전략인 반면 민주당은 정치 공세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양당의 격돌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양당은 국정조사 기간과 일정 등에는 합의했으나 기관보고 대상이나 청문회 증인·참고인 선정 등을 두고는 이견이 많아 초반부터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조사 대상
한나라당은 기관보고 대상으로 재경부, 금감위, 예보, 자산관리공사,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30개 기관을 선정했다. 그 밖에 서류제출 대상기관으로는 상호신용금고연합회, 현대투자증권 등 59개 기관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경기 불안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을 최대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증인·참고인
국정조사의 순항 여부를 가름할 핵심 변수이다. 한나라당은 진념(陳稔) 전 경제부총리, 이헌재(李憲宰) 강봉균(康奉均) 전 재경장관,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 외에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특보 등을 증인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또 대통령 차남 홍업(金弘業)씨와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도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공적자금의 운영 및 집행과 무관한 정치권 인사의 증인 채택은 정치 공세로 흐른다고 반대하고 있다. 증인 심문 방식을 두고도 한나라당의 일괄 심문 주장과 민주당의 개별 심문 주장이 맞서고 있다.
▶조사 포인트
한나라당은 7대 규명 과제로 운용의 난맥상, 회수불능에 따른 국민부담, 공적자금 비리 규모, 헐값 매각에 따른 국부 유출, 특정 재벌 봐주기, 공적자금 '돈잔치'의 주체 등을 제시했다. 정책 결정의 책임과 특혜성 지원 등 비리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공적자금 운용 과정의 투명성을 집중 점검하고 책임자 처벌에 주력하되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는 철저히 차단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한나라당이 공적자금 부실의 원인을 한빛은행 게이트 등 각종 게이트와 연계해 공세를 펼 경우 세풍(稅風) 등을 끄집어 내 공적자금 투입의 근본 원인을 지적하는 식으로 맞받아 칠 계획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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