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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목… 환절기 "복병" 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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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목… 환절기 "복병" 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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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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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제법 가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여서 감기 등 여러 가지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우리 몸도 주변 환경에 적응하느라 홍역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환절기의 복병인 감기를 비롯, 천식, 알레르기성 질환, 유행성 출혈열 뿐만 아니라 기온이 떨어지면서 노인들은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이 악화할 위험이 높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단백질, 지방이 듬뿍 들어있는 육류·생선·달걀·콩 등의 식품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감, 사과, 배, 밤 등 제철 과일과 채소를 자주 먹고 규칙적인 생활 및 알맞은 운동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

우선 가을철에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은 감기. 감기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면 으레 불청객처럼 찾아와 우리를 괴롭히는 질환이지만 보통 증상이 가볍고 대부분 저절로 낫기 때문에 질병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합병증과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어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과로, 불량한 영양 상태, 흡연, 차갑고 축축한 날씨, 사람이 밀접해 있는 환경은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평소 체력관리를 철저히 해 저항력을 기르고 과로, 과음, 지나친 흡연 등을 피해 저항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한림대의대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특히 어린이나 노인,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자는 9∼11월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겨울철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비염

가을철 감기로 오인되기 쉬운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포자, 동물의 털이나 오줌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양탄자나 담요, 침대, 천으로 된 소파, 오래된 책 속에 기생하는 집먼지 진드기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주범이다.

발작적으로 코 안이 가렵거나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쉴새없이 흐른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기온과 습도의 변화에 의해 증상이 악화하고 환절기에 특히 심해진다. 적절한 치료법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우선 담요나 양탄자 등에 기생하는 집먼지를 제거하고 찬 공기나 급격한 온도변화, 담배연기, 방향제, 스프레이 등을 피한다.

▶바이러스성 장염 조심

주로 2세 이하의 어린 아기들에게 유행처럼 번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 '로터 바이러스'라는 원인 균에 의해 생기는데 9∼10월에 주로 집중적으로 발병한다. 감기 증상과 함께 열이 나고 구토와 복통을 동반한다. 심할 경우 탈수증상으로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물이나 음식은 되도록 끓여 먹는 게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건조증

가을철에는 습도가 낮아 공기가 건조해지므로 가려움증을 비롯한 피부병이 많이 생긴다. 피부 알레르기가 있거나 건성 피부인 사람은 목욕이나 샤워를 한 후 반드시 피부 보습제나 오일을 온 몸에 발라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물집이 생길 정도로 습진이 심한 피부에는 오일을 바르는 것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므로 이럴 때에는 시원한 물을 수건에 적셔 물찜질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을철 3대 야외 질환

가을철 야외로 나갈 때에는 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쓰쓰가무시병 등 급성 전염병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감염증은 대체로 들쥐의 배설물이나 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므로 논 일을 할 때나 등산, 낚시, 골프, 캠핑 등을 갔을 때 풀밭에 드러눕지 말아야 한다. 외출시 가급적 긴소매 옷을 입는 게 안전하고 장갑도 끼는 게 낫다.

유행성 출혈열은 들쥐 등의 배설물이 대기 중에서 마르면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열이 심하게 나고 피부에 반점이 생기며 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개, 돼지, 말, 들쥐의 배설물과 이런 배설물에 오염된 물과 흙을 통해 전염된다. 오한, 발열, 근육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하면 황달, 각혈,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간과 폐에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쓰쓰가무시병은 야산에 서식하는 털진드기 안에 있던 병원체가 인체에 들어와 일으키는 병으로 들판에 나갔다 돌아온 후 1주일 가량 지나 갑자기 오한, 발열, 두통, 피로감, 근육통 증세를 보이거나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붓는다면 일단 이 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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