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을 맞아 위스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있다. 1개 업체가 신규로 시장에 뛰어들고 기존 업체 간에 대표제품의 이동이 생기면서 임페리얼을 앞세운 진로발렌타인스, 윈저의 디아지오코리아, 스카치블루를 내세운 롯데칠성, 딤플의 하이스코트 등 4강 구도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것. 지각변동의 선두주자는 하이트맥주 계열의 하이스코트. 하이스코트는 2일 신제품 '랜슬롯' 12년산, 17년산 두 종류를 선보인다.
신제품은 '커티샥'으로 유명한 영국의 위스키업체 '애들링턴' 그룹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출시기념식에는 이안 굿 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하이스코트는 지금까지 딤플을 대표제품으로 내세워 업계 3위를 차지해 왔지만 딤플의 판권이 올해를 끝으로 원 소유주인 디아지오사의 국내법인 디아지오코리아로 넘어가기 때문에 수입선을 바꿀 수 밖에 없었던 것.
외환위기 과정에서 위스키 사업을 접었던 두산도 이달 중으로 위스키 신제품을 선보이고 시장에 복귀한다. 일본의 주류메이저 '산토리'가 대주주인 스코틀랜트 '모리슨 보모'사의 원액을 수입해 국내에서 완제품을 출시할 계획인데 17년산 슈퍼프리미엄급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도 신제품 출시에 맞춰 산토리 최고경영자 등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도전으로 올들어 7월까지 진로발렌타인스(34.5%), 디아지오코리아(24.8%), 하이스코트( 14.7%), 롯데칠성(11.8%)의 순으로 형성된 시장질서는 일단 위협을 받게 됐다. 관심은 하이스코트가 신제품으로 딤플의 명성을 이어갈지와 두산이 얼마나 시장을 잠식할 지 여부. 두 업체 모두 국내에서 확고히 다진 주류유통망과 위스키 사업의 경험을 들어 순항을 자신하고 있다. 하이스코트 관계자는 "연말께 21년산과 30년산 등 최고급 위스키까지 출시할 예정"이라며 "기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물론 수익성도 그만큼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업체들의 수성의지도 만만치 않다. 특히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내년부터는 윈저에다 딤플까지 갖추게 돼 여유있는 표정이다. 실제 대표상품별로는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이 38.8%로 1위지만 윈저(27.9%)와 딤플(12.9%)을 합하면 디아지오가 진로를 앞서게 된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유흥주점 위주의 위스키 소비행태를 지양하기 위해 앞으로 '바 마케팅'에 집중해 건전한 고급문화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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