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요즘 집안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에 신경 쓰고 있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일 장영달(張永達·민주당) 국방위원장 및 일부 예비역 장성과 함께 오찬 모임을 갖는 등 민주당 의원들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을 늘리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양측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노 후보는 지난 주 김성호(金成鎬)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 초선 개혁파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등 8·8 재보선 후 의원 60여명과 만났다. 노 후보측은 정 의원이 원내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지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탈당 막기에 부심 중이다.
노 후보는 의원들과 만나 "추석 직전인 이 달 중순까지 신당 논의를 지켜본 뒤 안 되면 대선체제로 가자"며 협력을 당부하고 있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초 정몽준 의원에게 우호적인 의원들이 적지 않았으나 정 의원과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 회동 혼선 이후 정 의원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분위기"라며 "노 후보측의 집요한 설득 노력도 나름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도 최근 보름 동안 무소속·자민련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 10여명과 접촉하는 등 현역 의원 끌어들이기에 매우 적극적이다. 정 의원측은 현역 의원들이 9∼10월 중 자신이 추진하는 신당에 가세하면 지지도 상승추세를 굳혀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의원측은 최근 민주당의 기류 변화를 의식해 "민주당에 부담을 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측은 "국민의 지지가 중요하므로 당장은 세력이 없더라도 10월까지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면서 자신들이 추진 중인 신당창당에 민주당 인사들의 참여를 기대했다.
민주당 중도파의 한 의원은 "10월 중 노 후보와 정 의원 가운데 누가 이회창(李會昌) 후보에 맞서 승산이 있는지를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1개월여 동안의 대선 지지율 변화가 두 사람이 벌이는 세 확장 경쟁에 핵심 변수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말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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