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많은 사람들이 월봉 상 네 개의 음선이 나왔다고 걱정했을 때 "마지막 한 개는 수급이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는 균형점을 의미하는 십자가 모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예상대로 8월 증시는 커다란 추가 하락 없이 양선을 그렸다.하지만 하락세에서 벗어나 겨우 한숨 돌린 정도일 뿐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번에도 완전한 양선이라기 보다는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어, 아직 본격적인 상승과 하락의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우리 증시에서 일년 중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찬바람이 부는 9월 이후이다. 특히 경상수지가 흑자이면서 개별 기업 실적도 뒷받침이 되는 해라면 그 확률이 더 높아진다. 주가가 6개월 정도의 선행성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아마도 다음해 3월에 발표될 12월 말 결산 법인의 실적이 9월에서 10월 사이부터 반영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 해가 어려울 때는 연말장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내년 경제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아직 금년 겨울장을 포기하기는 이르다.
"理外의 理"라는 주식격언이 있다. 아무리 이치를 따지고 들어도 결국 주가는 주가에게 묻는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또 "재료 없는 장이 천리를 간다"는 말도 있다. 뭘로 가는지 모르는 애매한 장이야말로 정말 힘센 장이라는 비유다. "알면 끝"이라는 격언도 있다.
금융장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출발하여 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올라 가다가 사람들이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끝나는 특징이 있다. 악재가 상당 부분 노출되고 시장도 악재에 대한 내성을 충분히 기른 만큼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는 잡힌 것으로 보인다.
9월장에 기대를 걸고 싶다. 배당 관련주와 개별 실적 호전주가 아직 싼 편이므로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달 말 도입될 ETF(상장지수펀드)의 인기가 의외로 높을 것으로 예상돼 업종 대표주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가 요구된다.
김정래/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