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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김남일, 멋지게 뛴후 당당히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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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김남일, 멋지게 뛴후 당당히 떠나라

입력
200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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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리그 진출을 둘러싼 김남일(25)과 전남 구단의 줄다리기는 결국 김남일의 잔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강훈 전남 사무국장은 30일 "팬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올 시즌은 전남에서 뛰기로 합의했다"며 "구단은 유럽 빅리그로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딸을 시집 보내는 심정으로 김남일의 진출 무대를 모색해왔다. 난데없이 나무와 풀도 없는 사막에 가려는 데 마음이 편하겠느냐"며 터키를 사막에 비유했다.이회택 감독도 "빅리그라면 이적료 등에 연연치 않고 흔쾌히 보내겠다. 해외진출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터키보다 수준 높은 나라를 골라 둥지를 틀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축구계에선 이을용(27·트라브존 스포르)에 이어 황선홍(34) 이영표(25·안양) 등이 잇따라 터키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터키는 한일월드컵 3위의 축구강국이지만 리그 수준과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유럽의 변방에 불과하다.

김남일은 "터키는 빅리그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일 뿐 최종 목적지는 스페인 또는 독일이다. 빅리그 직행이면 더 좋겠지만 터키에서 1차 적응한 뒤 노크하는 게 무난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월드컵을 거치면서 그라운드의 최고스타이자 10대의 우상으로 떠오른 김남일의 해외진출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는 그러나 부상과 퇴장 등으로 신드롬으로 불릴 만큼 엄청난 인기에 비해 K리그에서의 활약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내가 빠진 28일 울산과의 경기 관중이 크게 줄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선사한 뒤 어디든 당당히 떠나겠다"는 그의 약속이 이뤄지길 팬들은 바란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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