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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두 주인공/이나영-공효진 "복수요? 못생겼지만 매력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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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두 주인공/이나영-공효진 "복수요? 못생겼지만 매력있죠"

입력
200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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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하고 서로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9월5일 종영할 MBC TV 미니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극본 인정옥, 연출 김성수)의 두 여주인공 이나영(23)과 공효진(22)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정겨운 드라마에서의 경과 미래와는 딴판이다.28일 오후, 경과 미래의 연습실 건물이 위치한 홍익대 인근 서교초등학교 골목길에서는 다음날 방영해야 할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다. "나에겐 집 보고 있으라고 하고, 물고기 밥 챙겨주라고 하고, 날(미래) 속이고 자기들끼리만(경과 복수) 포항에 다녀왔대요. 덕분에 모처럼 며칠 쉬었지만." 공효진이 고자질하듯 말한다.

미래 앞에서의 경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이가 됐다가 때론 답답할 정도로 고집을 부리고, 때론 당돌하게 군다. 경 앞에서의 미래는 세상풍파 겪을 만큼 겪은 사람처럼 툭툭 거칠게 말을 내뱉으면서도 언니(실제로는 이나영이 선배인데, 드라마에서는 공효진이 나이가 많다)처럼 한발 물러날 줄도 안다. 복수(양동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묶인 경과 미래는 드라마의 관행상 이해하기 힘든 관계. 그들도 그걸 잘 안다. "언니 우리 셋이요. 좀 비정상적이라고 봐요."(경) "너랑 나랑 밤낮으로 붙어있어서 그래. 정들어서. 복수랑 나처럼."(미래)

마지막 촬영에 들어간 두 사람이 만나 이상하지만 매력적인, 그래서 마니아까지 거느린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와 인물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았다.

이나영 "드라마가 끝날 때가 다 됐는데도 경과 미래, 복수에 대해, 그리고 셋의 관계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정리하기가 힘들다. 경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연기를 할 텐데, 때론 이해가 안될 때도 있어. 하지만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아. 경에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머리로 이해하려면 어려우니까. 마음 가는대로 행동해."

공효진 "처음엔 미래가 잘 잡히질 않았어. 좋아하는 남자를 뺏어간 여자와 어떻게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싶었거든. 그런데 이런저런 상황을 겪을수록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았어. 경에 대한 질투심보다 복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강하고, 복수 옆에만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 있잖아. 복수도 매력적이잖아. 좋아할 만한 사람이야."

이 "맞아. 잘 생긴 얼굴도 아니고 배경도 좋지 않은데, 뭐가 그렇게 좋냐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 복수의 매력을 딱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힘들어. 특별히 좋아하는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잘생긴 남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공 "나도 꼭 잘생겨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필(feel)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닌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 미래와 경도 비슷한 것 같아. 정 들고 닮아가면서 미워할 수 없는 사이 말이야."

이 "서로 정반대니까, 자신에게 없는 부분이 많으니까 끌리겠지. 대사에도 '미래 언니 멋있다'고 나오는 것을 보면 경이 더 반한 것 같아."

공 "미래와 성격은 조금 비슷해. 미래가 동생하고 티격태격하는 게 꼭 내가 평소 남동생하고 그러는 것과 같아. 그런데 나라면 복수에 대해서 그런 식의 집착은 버릴거야. 아예 뺏거나 아니면 포기할텐데. 하지만 복수가 죽음을 앞두었다는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실제라면 달라질지도 모르지. 언니한테도 실제 삶에서 경처럼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이 "모르지. 경의 성격,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제 삶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많이 일어나잖아."

공 "살면서 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이러저러하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때가 많아. 하지만 미래나 경, 복수는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어도 진실한 캐릭터야. 상황까지 따져보면 그 행동에는 충분히 이유가 있거든."

이 "우리가 오래 산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네. 모든 상황에서 일관되게 행동할 수는 없잖아. 누군가와 친하다고 영원히 친한 관계일수는 없고, 아무리 착한 사람도 화를 낼 때가 있고. 이 드라마가 매력있는 이유이기도 하지. 어렵나?"

공 "미래에겐 내가, 경에게는 언니가 어느 정도 있는 것 아닌가? 인정옥 작가도 대사를 쓸 때 우리의 성격이나 말투를 많이 관찰하고 고려하는 것 같아."

이 "내 말투가 자연스럽게 나왔을 수는 있어. 하지만 '경과 비슷하다' 혹은 '경과 비슷해야 한다' 하는 생각은 안 해봤어. 시간이 지나면서 경을 너무 좋아하게 됐거든."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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