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하면서도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을 표시했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총리의 방문으로 10여년 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북일 관계가 국교 정상화를 향해 크게 진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이 원하는 것과 같은 형태로 관계 개선이 이루어질지 여부는 '도박'의 요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요미우리(讀賣) 신문도 "북한이 양국관계 개선에 의욕을 표시해 왔지만 진의는 분명치 않은 점이 있다. 정상회담의 성패에는 불투명한 요소가 많다"며 역시 '도박'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이 신문은 이어 "북한의 외교 정책은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대미 관계가 악화하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미국과의 관계가 잘 이루어지면 일본을 무시한다는 지적이 정부 내에 있다"고 전했다.
도쿄(東京)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이 국장급 협의에서 유연한 자세로 전환했다고 판단, 이번 기회에 북일 관계를 정상회담으로 일거에 타개해 국교정상화 교섭을 가속화하고 싶은 의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BBC 방송은 "외교관계가 없는 일본과 북한은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놓고 자주 긴장관계를 유지하곤 했다"면서 "고이즈미 총리가 촉구해 온 양국의 외교 관계 수립은 북한에 외교적으로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AP, AFP, dpa 통신 등도 일본 언론을 인용해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계획을 보도했다. AP 통신은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방문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인 역사적인 방문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 교환, 고위 관리의 접촉 등으로 양국 관계가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고이즈미 총리가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국교 정상화 교섭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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