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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 가운데 술꾼이 없다"/ 고은씨 계간지 "시평"서 일갈 "머리아닌 가슴서 詩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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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 가운데 술꾼이 없다"/ 고은씨 계간지 "시평"서 일갈 "머리아닌 가슴서 詩나와야"

입력
200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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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시인 고은(69)씨가 "시인들 가운데 술꾼이 없다"며 소시민으로 전락해가는 젊은 시인들에게 일갈했다.고씨는 이번 가을호로 창간된 계간지 '시평'에 게재한 '시의 벗들에게'라는 편지에서 "도잠, 이백, 두보는 중국 문학의 근본에 술이 얼마나 깊이 관련되는가를 자랑한다. 시와 술이 혼연일체가 된 것이 그들 고대 서정의 광활한 세계였다"면서 "이제 시인들 가운데 술꾼이 현저하게 줄었다. 막말로 최근의 시가 가슴에서 터져 나오지 않고 머리에서 짜여져 나오는 일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적었다.

그는 "술의 고전적 의미가 이렇게 모독 당하는 것과 함께 시적 절실성이 자꾸 감소되는 것 같다"면서 "부디 시의 위기를 외부에서 찾지 말기 바란다. 첨단문명이나 영상문명, 산문의 폭력과 시장주의에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고 후배 시인들에게 호소했다.

그동안 무크지 형식으로 8호까지 발행된 '시평'은 이번 호부터 정기간행물로 공식 창간됐다. 시인 고형렬씨가 발행인 겸 주간을 맡고, 이성복 최승호 김혜순 등 시인들이 직접 만든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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