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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버려라'/"TV의 폐해로부터 해방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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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버려라'/"TV의 폐해로부터 해방되자"

입력
200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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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리 맨더 지음·최창섭 옮김 우물이 있는 집 발행·1만3,000원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2시간 5분 TV를 본다. TV 없는 일상은 생각할 수 조차 없는 세상이다.

미국 최대의 광고회사 샌프란시스코사의 사장을 지냈고 지금은 반세계화·환경 운동가로 활동중인 제리 맨더는 이 책을 통해 TV에 가혹한 비판을 가한다.

TV는 권력과 부를 가진 소수의 사람에게만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비민주적 기계이며, 시청자들이 화면만 멍하게 보도록 만들어 사고력, 통찰력을 떨어뜨린다. TV 시청은, 화면의 작은 점들을 보면서 영상을 재구성하거나 긴박한 전자 흐름의 진행을 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영상창조 능력도 마찬가지. 가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책으로 읽거나 라디오로 들으면 머리 속에 줄거리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TV로 접하면 스칼렛은 비비안 리로 고정된다. 일단 비비안 리처럼 구체적 인물로 굳어지면 머리 속에서 그릴 수 있는 영상은 그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매체 성격상 TV는 현실을 왜곡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주목할 만하다. 가두행렬보다는 파업이, 파업보다는 방화가 TV의 주목을 받는 것은 그것들이 더 극적인 이미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주의, 주장은 뒷전에 밀려난다.

저자는 "TV를 없애지 않고 개혁하자는 것은 총기를 없애지 않고 개혁하자는 것과 같다"면서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더라도 TV는 그 속성상 인간에게 폐해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TV를 버리라고 우리에게 권한다.

TV가 딴 세상에 대한 지식과, 간접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주장에는 반론이 많을 것 같다. TV를 버리자는 제안도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한 부분이 된 TV를 비판적으로 보는 그의 주장은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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