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조 파업이 30일로 100일째 접어든다. 현재 가톨릭의료원과 경희의료원 등 8개 병원의 노조원 2,000여명이 소모적인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장기파업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방침을 밝혔고, 민주노총은 이 경우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벌일 계획이어서 파업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파업에 가담한 노조원 108명 전원을 해고한 제주 한라병원의 경우 노조의 심한 반발로 충돌이 격렬해지고 있다.파업병원의 노사는 임금과 사학연금 부담금 문제, 노조의 인사권 참여범위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그 위에 파업과정의 무노동 무임금, 징계 철회 등이 더 불거지면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협상다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하고, 환자의 불편이 계속되는 점이다. 가톨릭의대 3개 병원의 경우 현재 병상의 65% 정도만 가동 중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달갑지 않은 시선 속에 시작된 파업은 이제 '환자를 볼모로 하는 파업'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노조는 파업을 빨리 끝내야 한다. 노조의 성의 있는 협상촉구에도 불구하고 "공익사업장인 병원에서 노동위원회 중재나 조정신청 중에 벌이는 파업은 불법"이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병원측도 책임은 크다. 병원측이나 구성원 다수가 여성인 노조가 효율적인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노동부가 어느 사업장보다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감독해야 한다.
파업이 비교적 조용한 병원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100일이나 계속되는 것을 노동부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공권력 투입도 자제돼야 한다. 국민이 월드컵 4강 이후 별다른 낭보는 없이 병역비리 문제와 총리인준 부결 등으로 우울한 이때, 국가가 노조파업에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능만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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