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구정상회의가 한창인 가운데 바나나 나무 줄기로 만든 종이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일본 나고야(名古屋) 시립대 모리시마 히로시(58) 교수는 29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바나나 종이 제작 과정을 소개해 "열대우림과 삼림 보호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는 평을 받았다. 모리시마 교수는 작년부터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바나나 녹색-황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중남미 아이티에 시범 공장 2개를 가동 중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시범 공장을 연말까지 우간다와 탄자니아에도 설립하고 2010년까지는 바나나를 생산하는 100개 저개발국에 수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저개발국은 쓰레기로 버려지는 바나나 줄기로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세계적으로는 종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는 일이 크게 줄어서 바람직하다. 그는 연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바나나 줄기 10억 톤을 잘 활용하면 펄프 1억 톤을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세계 종이 소비량의 50%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바나나 섬유로는 종이뿐 아니라 옷감, 쇼핑백, 벽지, 전등갓도 만들 수 있다. 모리시마 교수는 일본의 전통적인 종이 제조법을 응용했다. 우선 바나나 줄기에서 섬유질을 추출한 뒤 식물추출기를 통해 펄프로 변화시킨다. 종이 크기에 따라 플라스틱 주조통을 만들어 물 속에서 펄프만 걸러낸 다음 이를 특수압착기로 눌러 종이로 말려낸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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