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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사람들/서형석 한양證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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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사람들/서형석 한양證 애널리스트

입력
200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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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후 안전벨트를 매라. 차선바꾸기를 하지 마라."자동차 운전 수칙 팸플릿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하루 시황을 분석하는 증권사 투자 리포트에 실린 투자 수칙이다. '안전벨트'는 '리스크 관리', '차선바꾸기'는 '종목교체'의 비유다. 어려운 용어와 수치가 난무하는 데일리에 신선한 비유를 도입, 투자자들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한양증권 서형석(31·사진) 애널리스트는 '일상생활 속의 투자 포인트'를 강조한다.

"밤늦게까지 호텔에 불이 켜져 있고 빈방이 없으면 호텔 주식을 사고 밤송이가 익어가면 추석 특수주를 매입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1998년 마이에셋자산운용에서 선물 운용을 담당하다 2001년부터 기업분석을 하기 시작한 그는 "매일 특별한 이슈가 생기지는 않는 증시에서 가끔은 장기적 흐름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주식투자를 운전에 비유하기도 하고, '반찬(우량주)은 많은데 입맛(매수세)이 없다'라며 음식에 비유하기도 한다.

광고 카피처럼 재치있는 아이디어는 생활 속에서 얻는다. "아침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데요, 거기서 '탑승시 유의사항'이라는 문구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서씨는 "개인 투자자들의 상담을 받다보면 어려운 차트나 수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맥주를 마실 때도 '하이트' '카스' 를 비교하고, 자주 들리는 할인점에서 고객수 증감을 파악해 백화점 주를 고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에선 햄버거 가게에 놓인 내프킨의 질과 양을 보고도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가 시황전망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더블딥(이중침체) 현상이 나타날지, 더블딥이 나타나면 한국경제가 이를 극복할지,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은데 유동성 장이 올 것인지 등은 그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변수.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정기예금 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해 연 10%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다가가는 것이 성공 투자의 비결입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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