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 상반기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내수에 힘입어 대부분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자동차 특별소비세(특소세) 인하조치 종료와 경기 불안 등으로 내수 확대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신차가 쏟아져 나오는 등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70% 이상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과점적 지위가 최근 흔들리는 가운데 르노삼성과 GM-대우차의 선전 가능성이 엿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올 하반기 국내 자동차 5사는 소비자들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영업담당 최고 책임자들에게 물어봤다.
●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 전현찬 부사장
상반기에는 국내 경기 호조로 38만5,000대를 판매해 외환위기 이후 상반기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GM-대우 신설법인 출범, 르노삼성의 신차 출시, 수입차의 판매증가세가 지속돼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 같다. 올해 현대차의 목표는 연간 8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50%다.
하반기에는 고객만족을 위해 국내 최대인 943개 판매점과 1,216개의 정비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현대자동차만이 제공할 수 있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클릭과 뉴 베르나에 이어 스타일과 편의성, 성능이 크게 향상된 2003년형 아반떼XD, 에쿠스 등을 내놓았고, 출력이 10마력 향상된 첨단 VGT 디젤엔진을 탑재한 레저용 차량(RV)을 연말에 발표할 계획이다. 고가 내구소비재(차) 구매에 따른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할부 상품과 리스판매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 기아자동차 영업본부장 김중성 부사장
기아자동차는 하반기 브랜드 파워 강화 및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통한 마케팅 활동으로 판매 25만대, 시장점유율 31%를 달성키로 했다. 하반기에는 디젤 · LPG 세율조정, 8월말 특소세율 환원 등 다소 불리한 시장여건이 예상되지만, 상반기보다 더욱 강화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이를 극복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기아차가 RV시장 1위를 달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쏘렌토의 '명품'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고객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하여 상품 개선 및 고급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또한 동급 경쟁차종의 대거 출시로 판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엔트리카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펙트라와 리오에 대한 다양한 판촉활동을 펴기로 했다.
또 기아 패밀리 회복 운동과 노블리스 회원제 등을 통해 기아차 보유 고객에게 차별화된 우대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 쌍용자동차 영업정비본부장 문성근 이사
상반기 쌍용자동차의 사상 최대 실적은 경기회복과 함께 특소세 인하에 따른 렉스턴·코란도·체어맨 등의 판매 증가, 생산성 증대, 영업망 확충 등에 따른 것이다.
하반기 내수 시장은 자동차 특소세 인하조치 종료, 미국 경기의 침체, 유가 불안 등으로 부정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 같은 환경에 대처하고자 쌍용자동차는 '고객만족을 통한 고효율 영업 시스템 완성'에 매진할 것이다.
쌍용자동차의 하반기 마케팅 전략의 초점은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한 고객만족 실현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객관계경영(CRM) 시스템을 활용해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 또 문화·예술계와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한 문화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는 특히 승용,레저,화물차 기능을 겸비한 복합형 'SUT'(Sports Utility Truck) 컨셉으로 개발된 5인승 무쏘 스포츠를 9월에 내놓을 예정이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 르노삼성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 오정환 부사장
올 하반기 르노삼성자동차는 판매 증대, 현지화된 기업 이미지, 고객 신뢰를 토대로 르노삼성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제품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강조하는 'SM5 생각에 동의합니다'와 'SM3, 생각만 해도' 광고 캠페인을 통해 르노삼성의 철학과 고객의 생각이 하나되는 일체감을 형성해 나갈 것이다. 영업망 역시 판매 증대에 발맞추어 확충하고, 애프터서비스(A/S)의 경우 직영 정비점 및 협력 정비점을 늘려 고객 만족을 최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반기 중점 사업인 준중형차 'SM3'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서 '코어 앤드 모어(Core & More)'라는 제품 컨셉을 도입했다. 이는 차의 안전과 품질 뿐 아니라 편안함과 경제성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원했던 그 차'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합리적이고 감성적인 20,30대 고객에게 SM3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할 계획이다.
● 대우자동차판매 마케팅실장 최종열 이사
GM-대우 신설법인 출범과 준중형 신차 'J-200'의 성공적 출시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중인 대우자동차는 하반기 판매전략을 세 가지로 잡고 있다.
첫째, 10월 신설법인 탄생과 함께 생산, 판매, 정비 등 모든 부문을 혁신해 고객중심 시스템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둘째, G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최첨단 신기술을 엔진, 환경, 품질 측면에 접목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최첨단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나설 것이다.
올 가을 신설법인의 첫차 'J-200'과 매그너스 2500㎤, 칼로스 1200㎤ 모델을 내놓아 승용차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되찾겠다.
셋째, GM의 세계적인 마케팅기법을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개발, 고객의 신차 구입 부담을 경감시키고 중고차, 부품, 보험 등 2차 서비스 영역에도 지속적으로 선진 금융 노하우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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