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불투명한 횡보장세를 이어갈수록 배당투자를 권하는 증권사들이 늘고있다. 특히 증권거래소가 배당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배당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배당에 인색한 국내 기업의 현실은 배당 투자 관심 제고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두마리 토끼 잡는 배당투자
배당투자가 부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상 배당 수익률이 시장 금리보다 높은 종목들에 투자, 최소한 시장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에다 증시 약세로 배당투자의 매력도가 더욱 커졌다. 배당금 수령 외에 배당투자 유망주들의 결산기가 임박하면 주가가 오르는게 통례여서 시세차익도 가능하다. 최근 3년간 거래소 상장 기업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지급 비율)이 1999년 19.2%에서 2000년 25.7%, 지난해 63.0%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배당투자에 고무적이다.
▶배당에 인색한 여건은 문제
그러나 문제는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내고도 이를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주주 이익 환원'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12월 결산 상장법인 520개사 중 올 3월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303개사로 58%에 그쳤다. 미국의 경우엔 S& P500 기업 중 현재 70%에 달하는 350개 업체가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증권 장선희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내면서도 배당을 하지 않거나 너무 적게 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는 배당투자라는 방법으로 기업 자체에 투자하는 길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시가 배당률 공시 추진
증권거래소는 이와 관련, 배당횟수를 확대하고 배당결정기관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로 변경하는 등 배당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결산배당과 중간배당이 허용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 1회 배당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 수시배당을 도입해 분기별 배당을 허용하는 등 배당횟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재무관리의 기동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결정 기관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로 변경하는 안도 추진중이다.
아울러 현재 배당이 결정되기 전에 배당 받을 주주가 확정되는 배당절차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배당 결의 이후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도록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배당주주 확정 뒤 배당결의를 거쳐 배당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배당락 이후 배당금 확정시까지 기업의 주가가 왜곡되는 단점이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함께 현행 액면배당 중심의 공시에서 시가배당률 공시로 전환하고 배당실적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특정한 '기업지수'를 개발해 이를 대상으로 하는 투자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도 검토중이다. 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 정부 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어떤 종목 투자해야 하나
이처럼 배당투자의 실질적 활성화엔 제도와 인식 개선 등 선결요건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배당투자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현행 배당제도 하에서는 12월 결산 법인의 배당을 노려 지금이 배당투자 적기라고 조언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신현호 연구원은 "배당률이 높고 주가가 낮은 기업을 골라내 미리 사 두는 것이 배당 투자의 기본"이라며 "최근 3년 연속 배당을 실시해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 중 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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