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자동차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성장세가 이어져 올해 전체적으로 생산과 판매에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런가 하면 자동차 특별소비세(특소세) 인하효과 소멸에 따른 내수 위축과 미국 시장의 불안정이 하반기 자동차 업계의 성장에 장애가 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 하반기 자동차 업계는 155만대의 생산량을 달성해 연간으로는 315만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전 최고치인 2000년의 311만대를 뛰어넘는 것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내수는 상반기 실적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수출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여 하반기에만 80만대가 수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긍정적 요인으로 경기상승으로 인한 내구재 소비 증가세 GM의 대우차 인수로 인한 구조조정 완료 9월 아시안게임, 12월 대선 등 국제 행사 및 선거 특수 신차 출시 효과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에 따른 레저 활동의 증가를 꼽고 있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특소세 인하 효과 소멸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한 일부 디젤차 판매 중단 에너지 세율 조정으로 인한 경유와 LPG 가격 인상 차량 교체주기 장기화 경향 등이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정보CALS팀장은 "미국 경기가 이중 침체(일명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지 않고, 특소세 인하조치 종료에 따른 내수 위축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닐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안수웅 연구위원도 "올 하반기 내수시장은 수요 측면에서는 상반기보다 다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우세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업황이 비관적이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보수적인 견해도 있다. 교보증권의 임채구 팀장은 "상반기에는 특소세 인하와 경기 회복, 미국 수출 증가로 자동차 업계의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됐으나, 하반기에는 특소세 환원, 경기 회복 지연,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차급별로는 경차와 미니 밴의 판매가 감소하는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증가를 주도하면서 소형차와 중형차가 합세하는 양상이 예측된다. 외환위기가 해소되면서 판매가 줄기 시작한 경차는 올 하반기에도 판매 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체들의 적극적인 신차 출시와 세제 및 연료비에서 유리한 SUV는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상반기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판매 증가세를 보인 수입차의 활황이 주목된다. 내수시장 점유율 1%를 달성해본 적이 없는 수입차가 올 하반기에도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고객층 확대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 같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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