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의 대선 주자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크리스토퍼 라플레어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의 방한은 그 일환이다. 라플레어 부차관보는 29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잇따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30일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도 만난다.노 후보는 여의도 당사로 찾아온 라플레어 부차관보에게 "내가 미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잘못 알려져 있어 선거에 불리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라플레어 부차관보는 "미국에서도 수 십년 동안 잘 알려진 인물 또는 새로운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우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 최우선 과제는 동맹국에 소개하는 일"이라며 한미관계에 대한 노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노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 대해 변화(대등한 협력관계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우리 젊은 국민들에게는 '천천히 변화를 요구하자'고 말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젊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부가 서면 미국과의 관계도 좀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생기는 것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내가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지역감정을 뛰어넘는 정치변화를 기대하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덕기자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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