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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관람시설은 경기외적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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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관람시설은 경기외적 경쟁력

입력
200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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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관 영화 관람료나 프로야구, 프로축구 관람료는 5,000∼6,000원 내외다. 이 셋은 비슷한 가격대의 여가상품으로 여가소비자의 돈과 시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월드컵 기간 중 영화관과 야구장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서로 경쟁관계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여가소비자가 쓸 수 있는 시간과 돈은 한정되어 있어 어느 한쪽이 낸 히트상품에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면 다른 쪽은 남은 파이를 나눠 가져야 한다. 영화가 약진할 때 프로스포츠 관람이 한시적으로 위축되고 프로축구가 뜨면 프로야구 관중이 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이 같은 현상은 여가상품의 품질, 시장규모, 소비성향, 스타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특히 주목할 점은 관람 시설이다. 최근 수년간 영화 개봉관은 안락한 의자를 갖춘 최신시설로 전부 교체되었다. 프로축구 역시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최고 수준의 경기장을 구비하게 되었다. 수년에 걸친 영화산업의 약진과 월드컵 이후 보여준 축구관중의 폭증현상은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두 상품은 까다로운 여가소비자의 기호에 부합하는 시설을 갖추고 난 후 바람을 탔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프로야구는 1986년 부산 사직구장 이후 올해 개장한 인천 문학경기장이 유일한 최신 경기장이다. 시설분야가 취약한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신축구장이 관중증가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신축된 야구장은 1983년부터 MBC청룡이 사용한 잠실야구장, 1986년부터 롯데 자이언츠가 쓰고 있는 사직구장, 올해부터 SK 와이번스가 입주한 문학경기장이 있다. 이가운데 1986년부터 구덕구장에서 신축 사직구장으로 이전했던 롯데는 전년보다 성적이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평균관중은 29% 증가했고, 작년과 비슷한 성적인 SK의 8월 현재 게임당 평균관중은 지난해보다 무려 4,150명이나 늘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시설신축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1983년 동대문에서 잠실로 옮겼던 MBC청룡도 전년대비 69%의 평균관중 증가가 있었지만 이 경우는 팀 성적향상도 있었기 때문에 순수한 시설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신축시설이 관중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미국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1997년 댄 라셔가 발표했던 논문에 의하면 메이저리그의 신축구장효과는 경기 당 약1만6,000명의 관중증가를 불러온다고 했다.

프로야구가 여가상품 경쟁대열에서 처지기 않기 위해서는 영화관이나 축구장에 버금가는 관람시설 확보부터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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