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한모(32)씨는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3단지 아파트 16평형을 8,000만원에 전세로 얻었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아파트이어서 처음에는 꺼림칙했지만 저렴한 가격, 직장이 있는 한남동과의 근접성 및 교통편의등 여러 면에서 장점도 있어 저울질 끝에 '용단'을 내린 것. 집 내부도 당초 기우와 달리 살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중개업소측 말로는 적어도 5년 안에 아파트를 헐 가능성이 없어 마음이 놓였다.
신혼부부나 젊은층이 가장 선호하는 전세대상은 역시 일반 아파트다. 그러나 교통이나 주거환경을 고려하자니 가격이 만만찮고 서울 외곽이나 경기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면 출퇴근으로 길거리에 쏟을 시간과 돈이 아깝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와 입주를 앞둔 도심 아파트를 유망 전세물건으로 추천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집값 급등의 진원지로 지목 받는 재건축 아파트는 전세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가격. 같은 평형의 인근 아파트에 비해 20∼30% 낮다. 또한 모든 재건축 아파트가 당장 허물어질 만큼 낡은 것도 아니다. 최근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과 관련한 정부당국의 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재건축 아파트의 단점으로 지적되곤 하는 이주 불안도 사실 과장된 면이 있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언제 아파트를 헐고 이주를 시작할 지에 대해 기약이 없는 곳이 많다. 세중코리아 한광호 실장은 "추진단계에 따라 10∼15년까지 계속 거주할 수 있는 단지도 상당수"라며 "특히 정부가 재건축에 대해 엄격한 규제 방침을 내놓음에 따라 재건축이 지연되는 곳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가 다소 낡았다는 점만 감수한다면 가격 이외에도 재건축 아파트가 가지는 장점은 여러 가지다. 재건축 아파트 대부분은 강남권 등 도심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사는 데 불편함이 없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강남지역에 직장이 있다면 강남구·관악구·송파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를, 여의도·종로 쪽이라면 지하철 5호선 이용이 쉬운 강동구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재건축 아파트의 특성상 집주인이 전세가격 인상에 큰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계약을 갱신할 때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재건축 추진단계에 따라 임대차 계약기간(2년)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만큼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중개업소 등을 통해 현재 어떤 단계인지를 알아본 뒤 사업계획 승인이나 조합설립 인가가 임박해 곧 집을 비워줘야 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입주예정 아파트
자금에 여유가 있어 20평형대 아파트를 원한다면 입주가 임박한 신규 아파트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전세 물건이 풍부하고 이에 따라 가격도 인근 아파트에 비해 10∼20% 낮다.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소유자들이 잔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입주에 임박해 전세를 내놓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라는 것도 장점. 9월부터 10월까지 서울에서 입주가 시작되는 아파트는 대략 25개 단지, 1만4,000여가구로 추산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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