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8일 민주당 의원들이 한때 본회의장에서 빠져 나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큰 표차로 부결했다. 266명이 표결한 결과는 가 112표, 부 151표, 기권 3표 였다.이날 표결에는 한나라당 138명, 민주당 111명, 자민련 10명, 기타·무소속 7명이 참여했다. 표결 결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찬반 당론에서 거의 이탈이 없었고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진 셈이 된다.
그러나 국회 주변에서는 민주당의 일부 이탈표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이 상당하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반대 당론 결정으로 민주당 표의 결집력이 높아져 내부 이탈이 없었다"고 강조하지만 개표 직후 자민련에서는 "우리는 절반 가량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무소속에서도 찬성표가 꽤 나온 것으로 짐작된다.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강숙자(姜淑子) 의원 등의 경우 표결 전 기자들을 만나 찬성쪽으로 기운 듯한 인상을 주었다. 따라서 민주당에서 많게는 7∼9표, 적어도 3∼5표의 이탈표가 나왔을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표결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때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한나라당의 부결 당론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오후 2시45분여께 표결 선언과 동시에 민주당 의원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뜨자 "회의가 진행 중인데 이게 무슨 짓이냐"고 민주당을 나무란 뒤 "정회를 하지 않은 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긴급 의원총회가 길어지자 박 의장은 오후 3시30분께 "지금은 이미 표결을 선언한 상태"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 오지 않더라도 오후 4시에는 표결에 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의 최후통첩이 발해진 4분 뒤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돌아 와 오후 3시40분께 표결이 시작됐다.
개표 작업이 끝날 무렵 한나라당 감표위원 중 한 사람이 손으로 X자를 그려 부결을 알렸을 때나 박 의장이 부결 결과를 발표했을 때 양당 의석 어느 쪽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양당 모두 개표 결과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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