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사에서 스테인레스의 메탈우드를 내놓기까지 이 땅의 모든 우드클럽의 헤드는 감나무를 소재로 하고 있었다. 특히 미시시피 연안의 감나무로 만든 우드클럽이 최고급으로 통했다.그런데 같은 감나무라도 미시시피 북부연안의 감나무는 비중이 1.3정도로 물에 가라앉았고 남부연안의 감나무는 비중이 0.9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다 클럽헤드의 중량이 많이 나가는 드라이버가 거리도 더 나간다는 원리를 안 다음부터 사람들은 헤드의 중심에 납덩이를 삽입해 사용했다.
메탈의 비중은 7이상이 된다. 감나무 비중의 7배다. 그래서 메탈을 통째로 찍어 클럽헤드를 만든다면 무거워 휘두를 수 없다. 클럽헤드의 무게가 많이 나가야 비거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휘두르기조차 어려울 만큼 무거워서야 거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방해가 된다.
더욱이 감나무로 만든 우드클럽을 사용하던 사람들에게 클럽헤드의 중량을 높이기 위해 중심에 납을 넣는 것은 상식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클럽헤드의 속을 비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때문에 메탈우드의 내구성이나 대량생산 가능성 등 많은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언 클럽헤드의 사용과는 달리 오랫동안 메탈우드의 사용이 일반화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테일러메이드사에서 중심을 비우는 구조로 클럽헤드를 제작해 마침내 메탈우드의 시대를 열었다. 감나무우드에서 메탈우드로의 전환은 콜럼부스의 달걀에 비견할만하다.
일이라는 것이 해놓고 보면 별것 아닌 듯 싶지만 언제나 최초의 발상 전환은 쉽지 않다. 우리들은 흔히 "알고 보면 너무나 쉬운 일도 처음에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소위 '콜럼부스의 달걀' 이야기를 거론한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탐험이 뭐 별거냐고 시비가 붙자 즉석에서 달걀 세우기 논쟁이 벌어졌다. 콜럼버스는 자신의 탐험을 비웃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주면서 세워보라고 하였다. 물론 사람들은 달걀을 세우지 못했다. 콜럼버스는 어떻게 하였나. 달걀을 집어들고 퍽하니 그 밑을 깬 다음 이를 세웠다.
사람들은 메탈헤드의 클럽이 감나무헤드로 만들어진 클럽에 비해 거리가 많이 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메탈헤드는 스핀이 걸리기 어렵다. 백스핀이 걸리기도 어렵지만 동시에 사이드스핀도 걸리기 어렵다. 백스핀이 적기 때문에 비거리는 덜 나간다.
반면에 사이드스핀이 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좌우로 볼의 휨이 적다. 결국 메탈헤드클럽은 거리가 많이 나는 클럽이 아니라 방향성이 좋은 클럽이다.
/소동기 변호사 sodong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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