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전쟁 중 731부대 등 옛 일본군이 세균전을 벌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일본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도쿄(東京)지방재판소는 27일 옛 일본군의 세균전으로 친족이 숨지거나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중국인 18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1인당 1,00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의 선고 공판에서 "731부대 등이 중국 각지에서 세균전을 벌여 주민에 많은 사망자가 나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일본의 국가책임은 중일 국교정상화 때의 평화우호조약 등에 의해 소멸돼 피해자 개인은 직접 손해배상 청구권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731부대 등이 1940∼1942년 중국 각지에 페스트균에 감염된 벼룩을 비행기에서 살포하거나 콜레라균이 든 식료품을 중국인에게 먹여 전염병에 감염시킨 사실을 인정했다. 일본군의 세균전 실행이 사법적으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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