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증손녀인 카타리나 바그너(24)가 9월 22일 공연되는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화란인'에서 감독으로 공식 데뷔한다고 마인프란켄 극장측이 27일 발표했다. 독일 오페라계는 치열한 집안싸움 끝에 결국 그가 바그너 가문의 '왕위 계승자'로 낙점됐다고 풀이했다.바그너 가문의 적자는 전통적으로 바이로이트 축제를 주관한다. 바그너의 음악을 기리는 세계적인 이 축제는 1966년부터 40년 가까이 바그너의 손자이자 카타리나의 아버지인 울프강 바그너(82)가 책임을 맡았다.
울프강은 첫번째 결혼에서 낳은 에바와 니케에게 이 자리를 물려주기를 계속 거부했다. 지난해에는 바그너 재단이 에바를 후계자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에바는 '부적격자'라며 고개를 저었다. 결국 그는 두번째 결혼에서 낳은 카타리나에게 경험을 쌓게 한 뒤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려 하고 있다고 음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카타리나에게의 계승은 앞으로도 논란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의 경험은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서 조감독으로 아버지를 보좌한 게 유일하지만, 그나마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카타리나는 "이번 작품에서 내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버지 자리를 물려받는 데 따른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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