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이어도'로 불리는 경북 울진군 앞바다 암초섬 '왕돌초'가 베일을 벗고 있다.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해양연구원은 최근 '왕돌초 생태계세미나'를 열어 왕돌초의 수중생태계를 공개했다. 왕돌초는 해안에서 23㎞거리에 남북 54㎞ 동서 21㎞에 걸친 여의도 10배 크기의 암초이지만 체계적인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해양연구원은 이날 "왕돌초에는 총 42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봉우리마다 조류인 감태와 미역이 번성해있고 해중림(海中林)이 잘 발달해 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왕돌초는 울진 연안에서 관찰되는 말미잘 등 한류성 생물이 없는 대신 자리돔과 돌돔 등 난류성 어종이 무리지어 있는 등 전체 생태계는 오히려 남해의 홍도 등을 닮았다.
특히 봄철에는 인상어와 황놀래기 등 온대성 어종이 서식했으나 가을에는 파랑돔과 거북복 등 아열대 어종들이 출현했다.
어종구성은 가시망둑 등 연중 머무는 광온성 어종이 56%, 참치와 방어 등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난류성 어종이 22%, 파랑돔 등 아열대 어종이 22%를 차지했다.
아열대 어종 비중은 제주도의 34%보다는 적었으나 독도의 17.4%와 비슷했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수십 년 전과 비교해보면 감태가 늘어나고 아열대 어류인 파랑돔이 발견되는 등 바다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왕돌초는 동해의 환경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비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에서는 왕돌초 주변해역이 무분별한 남획으로 어자원이 줄어들고 그물 폐기 등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훼손 상태에 놓여 있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와 함께 친환경적 어구개발, 자원조성 방안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산과학원은 왕돌초의 생태계보전과 자원관리를 위해 올해부터 2004년까지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해양생태 및 자원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울진=이정훈기자 j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