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둘자리관광농원(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검산리. 033-436-6113)을 서울서 찾아가려면 세 시간 남짓 걸린다. 6번 국도를 타고 용두리에서 44번 국도로 접어들어 홍천 방면으로 간다. 신내사거리에서 양양, 율전방향의 56번 국도를 타고 솔치터널, 서석면 풍암리를 지나다 보면 농원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송어회와 바비큐, 버섯생불고기 각각의 요리는 1만2,000원∼2만 5,000원이면 즐길 수 있다. 이들 중 2∼3 가지를 한꺼번에 즐기는 코스요리는 4인 기준으로 5만∼6만원 선. 단체일 경우 산채를 위주로 한 식단으로 1인당 5,000원 선이다.
숙소는 최소단위가 4인 1실. 60평형까지 있다. 주5일 근무가 도입되면서 가족단위 손님도 찾아 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각종 수련회나 캠프 등 단체손님이 많은 탓이다. 4인 1실은 1박에 5만 원. 60평형은 30만 원이다. 야외캠핑장에서 1개당 2만원을 주고 텐트를 칠 수도 있다. 눈썰매장이나 자전거 등의 이용요금은 5,000원.
수용인원은 총 350명선. 단체손님이 있더라도 대강당의 마이크 볼륨이나 캠프파이어 시간을 제한하고 있어 휴식에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먹거리에 비해 숙소는 최소한의 편의시설만 갖춘 정도다. 첨단의 안락과 편안함을 기대하기보다는 시골정취를 느끼면 좋겠다. 전화나 인터넷(www. moduljari. co. kr)으로 예약을 받는다.
"한 며칠 시골에서 푹 쉬었다 왔으면…."도시생활에 찌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소망이다. 공기 맑은 곳에서 등산이나 낚시, 수영도 즐기고 싶다. 그러면서도 콘도나 리조트보다 좀 소박한 곳, 고향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시골스러운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강원도 홍천의 '모둘자리 관광농원'은 이런 취향에 들어맞는 '한국형 리조트'다. '모둘자리'는 '모두 올 자리'를 정감 있게 줄인 말. 입구에서부터 때묻지 않은 시골티가 물씬 난다. 잘 다듬어진 조경수 대신 한껏 자란 옥수수밭과 호박밭, 고구마밭이 줄지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자전거를 타고 농원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볼 만 하다. 해발 450m에서 느껴지는 맑고 촉촉한 아침기운이 온 몸을 상쾌하게 감싸온다. 주변 삼신산에서 내려오는 풍부한 계곡물이 농원을 가로지르고, 수영장에 호수가 두 개나 있어 '물 반 땅 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숙소를 기와집으로, 식당과 강당 등을 물 가운데 정자 형태로 짓고 비닐이나 시멘트 등의 사용을 최소화해 자연미를 고스란히 살렸다.
단아한 누각과 야외무대가 있는 호수. 중국어와 영어, 한글이 뒤섞인 이름표를 단 여학생들이 보트를 타고 열심히 노를 젓는다. 삼삼오오 누각에 모여 사진을 찍기도 한다. 23일부터 한국관광공사 후원으로 2박 3일간 열린 탤런트 안재욱의 팬클럽 캠프에 참가한 이들이다.
6개월 치 월급을 모아 왔다는 말레이시아의 회사원, 이곳에 오기 위해 아예 직장을 그만두었다는 대만의 유치원 교사 등 열성이 보통이 아니다. 그렇지만 스타의 옷자락을 붙잡거나 괴성을 지르는 이들은 없다. 대신 삼삼오오 산책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타며 호젓한 농촌 아침의 정취를 누린다. 한국에 오기 위해 8개월간 한국어학원을 다녔다는 대만의 간호사 황랑람(黃蘭南·25)씨는 아직은 서툰 발음으로 "한국, 분위기 좋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축구나 족구, 야구를 할 수 있는 운동장에, 인근에는 18㎞남짓한 산악자전거 코스도 있다. 호수 한가운데에 놓인 산책로를 따라 가며 꺽지, 피라미 등 1급수에서만 사는 민물고기를 구경한다. 농원 왼편의 낚시터에는 커다란 송어가 떼지어 유영한다. 머잖아 식탁에 오를 놈들이다.
식도락만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맑은 물에서 자란 송어는 특유의 비릿한 흙내가 없이 담백하며 고소하다. 야외 훈제가마에서 굴참나무만을 사용해 다섯 시간 이상 구워낸 오리와 돼지 바비큐. 동충하초로 직접 담갔다는 민속주와 함께 먹으면 제격이다. 은은하고 달콤한 향취에 술을 못 먹는 사람도 서너 잔은 너끈히 마신다.
예로부터 홍천은 한우가 유명하다. 크기가 작아 시장에 내다 팔지 못하는 감자를 삶아 소에게 먹인 덕이다. 이 쇠고기와 송이, 팽이, 목이버섯 등을 석판에 놓고 굽는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버섯생불고기'다.
토속적인 민속카페에서 즐기는 차 한잔의 정취는 도시의 커피숍에 비할 바 아니다. 도자기 만드는 데 쓰는 매화토와 찹쌀풀 등 7가지 재료를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빚었다는 토벽의 질감이 따뜻하면서 정겹다. 바닥은 겨울에는 후끈하게 몸을 데울 수도 있는 황토방이다. 호수의 전경이 한지로 바른 창문 틈새로 은은하게 비친다. 한때 이곳을 즐겨 찾았다는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까지 어우러지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가을에는 4,000여 평의 농원에 가득한 대추나 밤을 수확하거나, 새끼를 꼬아 짚신을 삼는 등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추수캠프'도 연다. 주인 안병학(42)씨는 "겨울에 더 즐길 것이 많다"고 자랑한다. 인근 개천에서 얼음을 지치거나 빙어낚시를 할 수 있다. 숙소 왼편의 눈썰매장도 이 농원이 자랑하는 소박한 즐길거리다.
/홍천=글·사진 양은경기자 key@hk.co.kr
●주5일제로 각광받는 근교 관광농원
관광농원은 도시인들에게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휴양시설을 제공하면서 농민들에게도 관광을 통한 소득을 올리게 하자는 취지로 80년대 중반부터 육성되었다. 한때 경영미숙으로 일부가 단순 숙박시설, 보양식 식당 등으로 전락하거나 폐업했으나 주 5일 근무제 시행과 함께 다시 새로운 유형의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 양양군의 입암관광농원(033-671-5511)은 해발 400m의 산자락에 있어 울창한 산림과 푸른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주문진 낙산 경포대 등 유명 해수욕장과 설악산, 소금강 등이 인근 관광지. 10여채의 방갈로가 있으며 농원에서 직접 흑돼지와 흑염소 등을 기른다. 1박 6만원.
남이섬을 마주보고 있는 강원 춘천시 샘마을농원(033-263-2667)에서는 수상스키, 제트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가 강점이다. 유원지가 밀집된 북한강 유역과는 달리 한적한 시골의 정취가 살아있다. 모텔형, 콘도형, 별장형 숙소를 취향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 나들이 명소로 빠지지 않는 경기 포천군의 산정호수 인근에는 포천 마음밭농원(031-532-1254)이 있다. 흙으로 지은 초가집과 씨름장, 수량이 풍부한 백운계곡 등이 시골의 운치를 더한다. 산채백반, 황토닭구이 등이 별미. 가족용 초가집 이용요금이 1박에 5만원. 관광농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관광농원협회 홈페이지(www. ktfarm. or. kr)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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