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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주말… 여기… 저기… 중견연기자 겹치기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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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주말… 여기… 저기… 중견연기자 겹치기출연

입력
200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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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7시50분, 중견탤런트 한진희와 박정수는 부부가 된다. KBS2 주말연속극 '내 사랑 누굴까'에서 각각 기업체 사장 명환과 치과의사 경주 역을 맡은 그들은 남자주인공인 윤식(윤다훈) 형제의 고모 부부다. 한진희와 박정수는 월∼토요일 오전 9시에 방송되는 MBC 일일아침드라마 '황금마차'에서도 또 부부다. 남자주인공 한석(이주현)의 부모로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백화점 재벌이다. 두 드라마에는 여운계도 출연하고 있다.아침에 보았던 사람이 저녁에 또 나오고, 주중 내내 브라운관에 비쳤던 얼굴이 주말에도 보인다. 중견탤런트들이 방송사를 넘나들며 여러 드라마에 '따로 또 같이' 출연하고 있다. '겹치기' 출연이다. TV 드라마 출연 빈도만 따지면 현재 인기 상한가인 젊은 연기자들이 전혀 부럽지 않다.

'내 사랑 누굴까' '황금마차'에 출연하는 한진희는 KBS1 일일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 의 문희(하희라) 자매 아버지로도 출연한다. 주중 매일같이 아침과 저녁에, 그리고 주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신 옆이 좋아'에서 문희 자매의 친어머니로 출연하는 김해숙 역시 '황금마차'에도 출연, 아침 저녁으로 볼 수 있다.

한진희와 '당신 옆이 좋아'에서 부부로 나오는 이효춘은 주말 저녁엔 MBC '그대를 알고부터'에서 한인수와 커플을 이뤄 기원(류시원)의 극성맞은 엄마로 출연한다. 한인수는 KBS1 일일아침드라마 '인생화보'에서는 피난길에 돈가방을 줍는 횡재를 하면서 청빈한 교사에서 돈밝히는 사업가로 변신하며 '그대를 알고부터'에서는 김형자와 부부 사이로 나온다.

정영숙과 고두심은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와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에 나란히 출연해 시청자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인어아가씨'에서 정영숙은 남편에게 버림받고 시력까지 잃은, 아리영의 엄마이고 고두심은 후배인 패션디자이너. '야인시대'에서는 각각 김두한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로 출연했다. 정영숙은 '내 사랑 누굴까'에도 지연(이승연)의 엄마인 유명 패션디자이너로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이정길은 '내 사랑 누굴까'에서 윤식 형제의 아버지로, SBS '라이벌'에서는 다인(소유진)의 친아버지인 골프웨어업체 사장으로, KBS2 '태양인 이제마'에서 제마의 스승 구자인으로 겹치기 출연하고 있다. '인어아가씨'에서 아리영의 친아버지 은진섭 역의 박근형은 KBS2 '러빙 유'에서 비열한 레저개발업체 사장으로, 28일 첫방송할 SBS '정'에는 무능력한 아버지로 나온다. 박원숙은 '당신 옆이 좋아'와 '라이벌'에서 부유한 중년 여성으로 이미지까지 비슷하다. 가수 겸 탤런트 김창완도 '그대를 알고부터'와 '당신 옆이 좋아'에 한꺼번에 출연하고 있다.

한때 드라마 주인공으로 청춘스타로 브라운관을 누볐던 그들이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하며 연기자로서의 생명력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반갑다.

주인공의 부모로, 이모나 삼촌으로 뒷받침하는 그들은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지만 연륜이 느껴지는 연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의 러브콜은 끊어질 새가 없다.

'인어아가씨'의 총괄프로듀서 이재갑 CP는 "20여년 전 드라마 주인공을 하던 연기자는 몇 안되는데 드라마 편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견연기자들은 젊은 배우들과는 달리 이미지 변신도 어렵다. 그 때문에 연출자들은 시청자들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고 이들을 선호하는 반면 보는 시청자들로서는 맨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 식상할 지경이다. 중견연기자 층이 한정되어있고 연기자 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 방송사 탓만 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력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도 프로듀서의 능력임을 잊지는 말아야겠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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