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책임(PL)법이 시행된지 두달이 되어가면서 위력적인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PL 단체보험(공제)의 유효계약 건수 누계가 1월말 205건(가입액 11억원), 6월말 340건(가입액 18억원)에서 지난달말 852건(가입액 28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PL 공제를 통해 배상절차가 진행중인 사례가 속속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PL법 이용 빈도가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PL법 적용 현황
기협중앙회의 PL 공제가 7월 이후에 적용된 경우는 15건.
사례별로는 정수기의 누수 2건, 취사도중 밥솥 폭발 1건, PC와 전자레인지의 화재 각각 1건 등 가전기기 사고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원인미상의 보일러 화재 2건, 엘리베이터 추락 1건, 주차기 고장에 따른 차량 파손 1건등 각종 시설물 결함은 4건으로 집계됐으며 수출된 오일필터에서 기름이 새어나와 해외에서 클레임이 발생한 사례도 2건이나 됐다.
이밖에 통조림에 잘못 들어간 조개껍질을 씹은 소비자가 치아손상을 입은 사고도 있었고 컵이 깨지는 단순 사고도 2건 접수됐다.
이중 보험의 배상책임대상이 아니거나 소액사고이어서 면책 처리가 된 보일러 화재 1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피해액을 평가중이다. 피해 추정액은 각 사고별로 100만∼500만원. 해외에서 발생한 오일필터 결함은 현재 사고조사중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범위가 결정된 뒤 보험금이 확정되겠지만 추정액이 확정보험금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협중앙회측은 설명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몇천원에서 몇만원에 불과한 제품 하나를 팔고 수백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중소기업들이 나타나면서 PL법의 '위력'을 새삼 깨닫는다"며 "PL 보험 확정액이 공개되면 소비자들의 신고가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PL 관심 급증
PL 공제 신규가입은 1월부터 5월까지는 매월 20건 내외였으나 6월 104건, 7월 528건(가입액 10억9,500만원)으로 급등했다. 8월 들어서는 133건(가입액 2억4,800만원)의 PL 공제 신규 가입이 이뤄졌다.
전국 12개 지방 중소기업청 PL법 상담실에 접수된 상담건수도 지난달말 현재 총 1,009건에 이르렀다.
내용별로는 PL법의 개요, 적용 여부 등 제도 내용에 대한 문의가 225건으로 가장 많았고, PL법 보험가입 관련 상담 215건, 관련 시스템 구축 상담 137건, 정부 지원책 문의 121건, 분쟁시 책임 범위관련 상담 63건 등이었다.
유리제조업체인 성신글래스의 김성수 사장은 "PL법은 소비자 보호와 책임 경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조건이지만 아직도 자신의 업체가 PL법 대상인 지도 모르는 중소기업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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