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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이모저모/한, 반향없는 매질 민, 감싸안기 질문/"무뎌진"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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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이모저모/한, 반향없는 매질 민, 감싸안기 질문/"무뎌진" 공격

입력
200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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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장대환(張大煥) 총리서리의 첫날 인사청문회는 혹독한 신고식이 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다소 맥 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적극적인 때리기에 나섰으나 장 서리가 "내 불찰이다","이해해 달라"고 낮은 자세로 일관하는 바람에 매질에 힘이 빠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해명을 끌어 내기 위한 유도성 질문에 매달린 것도 청문회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렸다.한나라당은 재산 취득 과정, 부동산 투기 및 거액 대출 의혹, 탈세 문제, 각종 실정법 위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으며 장 서리의 도덕성을 도마 위에 올렸다. 그러나 장 서리가 좀처럼 논쟁에 말려 들지 않고 "잘 몰랐다""지금이라도 바로 잡겠다"는 수준을 유지하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지만 끝내 장 서리의 '흥분'을 끌어 내진 못했다. 한나라당의 대표 공격수인 홍준표(洪準杓) 의원도 "25일에 공무원으로 월급을 받았죠"라고 물었다가 "반납했다"는 답변에 "서리도 총리서리제의 위헌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문을 돌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솜방망이' 질의라는 일부의 비판을 의식한 듯 오후 들어 "실정법을 12개나 위반해 합치면 무기징역 감","부인을 잘 만나 언론사주가 됐고 정권 핵심과 친해 총리서리가 됐다는 말이 있다","맹모삼천지교가 아닌 장부일위지교(張父一僞之敎)"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래도 장 서리는 한층 고개를 숙여 지뢰밭을 피해 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국정 수행능력 검증에 주안점을 둔다는 명목으로 재산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해명성 답변을 유도하는 등 감싸기를 시도했다. 다만 검사출신인 함승희 의원은 장 서리의 탈세, 배임,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집요하게 캐물어 장 서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날 청문회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아쉬움과 안도를 표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한 측근은 "장 서리가 납작 엎드리는 바람에 우리 당 위원들의 공격이 무디어졌다"며 "내일 청문회에서는 보다 날카로운 공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문특위 하순봉(河舜鳳) 위원장도 "우리가 준비에 소홀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특위 간사인 설훈(薛勳) 의원은 "장 서리가 도전적이지도, 비굴하지도 않게 적절한 태도로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인준이 순조롭게 이뤄지길 기대했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의원은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좋지만 총리직을 수행하기에는 의연함과 당당함이 없어 믿음이 안 간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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