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심판수준이 그 모양이다." "뭐든지 심판 탓만 한다." 핸들링 반칙시비에 이은 페널티킥 판정에 불만을 품고 이회택 전남감독이 선수들을 30분간 철수시킨 불상사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26일 감독과 심판의 견해차는 이처럼 한 치도 좁혀지지 않았다. "홈 관중이 항의하자 서둘러 페널티킥을 선언했다"는 감독이나 "선심과 상의한 끝에 내린 정당한 판정"이라는 김선진 주심간에는 원칙과 타협, 그 사이를 오가는 절충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듯 했다. 25일 안양에서 열린 전남-안양전은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프로축구 인기의 허실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게 축구인들의 중론이다.심판·감독간 뿌리깊은 불신, 승부욕에 사로잡힌 구단, 난투극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 특정팀 서포터스의 맹목적 응원 등 프로축구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불상사의 빌미를 제공한 페널티킥 선언은 TV 화면 등을 분석해 볼 때 오심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남 수비 주영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들링을 범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불상사와 관계없이 심판 자질이 프로의 격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떨어져 판정시비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8일에는 대전 이태호 감독이 성남과의 경기중 판정에 항의, 선수들을 15분간 철수시켰다.
"대안이요? 심판 자질을 높이고 감독도 판정에 승복하는 풍토를 만들어야죠"라는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의 말처럼 해결책은 간단하다. 이처럼 쉬운 해법을 외면한 채 싸우는 동안 "정신 안 차리면 그들만의 리그로 돌아갈 수 있다"는 팬과 네티즌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프로축구의 인기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이종수 체육부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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