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총리서리는 26일 철저한 몸 낮추기와 읍소 전략으로 청문회에 임했다. 장 서리는 증여세 미납, 자녀 위장전입처럼 드러난 부분은 모두발언에서부터 '불찰, 죄송, 송구, 책임감, 시정' 등의 수사를 동원하며 잘못을 시인, 파장을 최소화했다.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연쇄 추궁을 벌일 때는 일문일답식으로 대응하지 않고 답변을 미루는 식으로 김을 뺀 뒤 "잘 하겠다" "좀 더 알아보겠다"고 짧게 답변, 예봉을 피해갔다. 지난번 청문회에서 장상(張裳) 전 총리서리가 위장전입 등에 대해 위법이 아니라고 강변하며 사사건건 의원들과 부딪친 것과는 판이하게 대비되는 자세다.장 서리는 답변할 때마다 가볍게 미소 짓는 등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이는 데도 적잖이 신경 썼다.
목소리나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장 서리의 답변스타일은 의원들이 압박수위를 높인 오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갑길(全甲吉) 의원이 "답변태도는 좋으나 분명하게 말하지 않아 사실관계가 석연치 않는 등 답변 내용엔 문제가 있다"고 꼬집을 정도였다.
장 서리는 "국가에 봉사할 처음이자 마지막 공직으로 알고 헌신하겠다"고 거듭 밝히는 등 총리직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6·25 때 무스탕 전투기를 몰며 헌신한 아버님처럼 한번은 국가에 봉사하고 싶었다" "오직 국가와 국민만 생각하며 밤낮으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준안 처리의 키를 쥔 한나라당을 의식한 듯 "과도기일수록 정부의 중립성이 중요하다" "중립내각운영을 확고히 약속한다" "명예를 걸고 16대 대선을 공명하게 관리하겠다" 며 중립성을 애써 강조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