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하사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 허 일병의 직접사인이 머리 총상으로 밝혀짐에 따라 허 일병이 처음 오른쪽 가슴에 총격을 당한 뒤 살아있는 상황에서 추후 총격을 받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허 일병 부검 기록에는 직접 사인이 '전두부(머리 앞쪽)의 총상으로 인한 심한 대뇌의 파괴'로 돼 있고 좌우측 가슴에 총격을 당했을 때 살아있는 상태에서만 발견되는 '생활반응'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이 같은 부검결과는 '하사관이 우발적으로 쏜 총에 오른쪽 가슴을 맞아 사망한 뒤 자살 위장을 위해 두 발을 더 쐈다'는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중간 조사와 달리 실제로는 처음 총탄을 맞고도 생존해 있던 허 일병이 '확인사살'당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2000년 3월17일자 국방일보 보도내용도 허 일병의 부검을 담당한 군의관이 "가슴의 총상은 즉사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의문사규명위는 이에 따라 나중에 허 일병에 총을 쏜 당사자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문사규명위는 이와 함께 99년 국방부 특조단의 재조사를 받았던 사병이 "당시 특조단 조사관(중사)이 목격 사병 4명을 불러 84년 헌병대에서 사인이 자살로 작성된 진술서를 보여주며 '이 진술을 그대로 하라'고 종용해 이를 따랐다"고 최근 털어놓음에 따라 특조단이 허 일병 사건을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의문사규명위는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육군 7사단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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