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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안주는 모두 지방으로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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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안주는 모두 지방으로 쌓여

입력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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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준이 향상되고 풍요를 누릴수록 술 소비량은 증가한다고 한다. 술은 에틸알코올이라는 화학물로 1g에 7㎉의 열량을 내는 에너지원이다. 캔맥주 1개에는 180㎉의 열량이 있는데 이는 설탕 50g에 해당되며 값은 20배나 되는 비싼 칼로리원이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흔히 알코올을 '텅빈 칼로리(empty calorie)'라 하는데 이는 단백질이나 비타민, 무기질 등 다른 영양소를 고루 함유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매일 술만 마시는 사람들은 비타민 결핍증, 신경염 같은 영양장애가 오게 된다.술을 마시면 왜 살이 찌고 배가 나오는 것일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복부 지방 CT촬영을 해보면 거의 대부분 내장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고 허벅지부위 근육량은 감소해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음식을 먹을 때 술을 곁들이면 평소보다 더 많이 먹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술이 과식을 부추긴다는 얘기다. 게다가 위나 간을 보호하겠다고 술 마실 때 안주를 열심히 찾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알코올 자체도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으니 섭취열량 과잉이 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알코올은 열량으로 이용되기만 할 뿐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술로 얻은 열량이 먼저 쓰이니 함께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지방으로 바뀌어 체내에 저장된다. 복부비만이나 지방간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성 음주자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는데 이것도 내장지방 과다와 연관이 높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과음하면 식욕이 떨어져 식사를 잘 거르게 되고, 식사가 불규칙하니 과식, 폭식으로 이어지므로 이 역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살찌는 것이 두려워 안주를 거의 먹지 않고 술만 마시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는데 이는 제지방체중(지방을 제외한 나머지체중)이 빠지는 것으로 근육량이 줄고 지방이 내장과 근육 내에 더 쌓이게 되어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된다. 물론 뇌와 간 기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뱃살을 빼겠다고 열심히 운동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평소 음주량을 과감하게 줄이지 않는다면 목표달성의 길은 멀게만 느껴질 것이다.

/박 용 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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