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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지수 700에서 800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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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지수 700에서 800사이

입력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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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판단이 쉽지 않다 보니 요즘 서로들 얼굴만 쳐다보는 일이 많다. 상대방 표정에서 뭔가 '힌트'라도 얻고 싶은 마음이다. 세계경제와 증시도 눈치를 보는 것은 비슷하다. 서로 남의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세계 주가가 평생 한번 볼 일도 없는 미국 CEO들의 재무제표 서명 여부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경제가 글로벌화한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그 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다.경제와 증시의 관계도 보통 때와는 다르다. 증시가 경제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증시의 눈치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증시가 지수 700에 있건 800에 있건, 그 펀더멘털의 차이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주가가 상승하면 경제 불안심리가 쏙 들어가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경제가 갑자기 불안해 보이는 애매한 증시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장은 '벚꽃 파워'라는 시장심리에 의해 움직이기 쉽다. 벚꽃은 동시에 피거나 진다.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면 지나가던 사람도 뭔 일이 있나 싶어 모여든다.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타나 "뛰어"라고 외치면서 달리면, 다른 행인들도 얼떨결에 정신없이 따라 도망간다. '빨간 신호'에서도 남들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

바람잡이를 풀면 '벚꽃 파워' 활용하기가 더욱 쉽다. 주가 자체가 바람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주가가 올라가면 없던 호재가 생겨난다. 가만히 놔둬도 호재는 혼자 번식을 계속하며 주가를 받쳐준다. 정확한 설명보다도 은근한 암시이기 때문에 힘이 더 크다. 당분간 개별 종목이 행세하는 장세가 예견된다. 세력이 아닌 일반 투자자에겐 힘만 들고 돈은 되지않는 장세일 수밖에 없다. '호흡은 짧게, 목표치는 낮게'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김정래/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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