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악의 축' 개념에 대항하는 '해트 트릭'을 마무리지었다고 보는 시각이 미국 보수권에서 나오고 있다.뉴욕 타임스는 러시아가 원자로 5기를 건설해 주기로 한 이란과, 400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 중인 이라크에 이어 북한과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 등에 합의함으로써 미국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3개국 모두와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타임스는 서방 외교관과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푸틴이 3개국과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고 나선 이유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멸시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러시아가 여전히 세계적 강대국이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뜻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이번 회담은 미국이 아닌 다른 상대를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본의 주요 신문들도 정상 회담 소식을 1면 등에 비중 있게 소개하고 김 위원장이 미국의 특사 방문을 앞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이를 통해 대화 의지를 한·미·일 3국에 전달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북한의 최대 과제는 교착 상태인 북미 관계의 조속한 회복"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이 대미 관계와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푸틴에게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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