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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테이프 목소리 판단불능' 결론 / '쉬운 출발' 무산…검찰수사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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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테이프 목소리 판단불능' 결론 / '쉬운 출발' 무산…검찰수사 차질

입력
2002.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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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金大業)씨가 검찰에 이정연(李正淵)씨 병역비리의 증거자료로 제출한 녹음테이프 목소리에 대해 23일 ‘판단 불능’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옴에 따라 일단 검찰 수사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테이프의 원본이 입수될 때까지는 일단 관련자 진술 확보와 정연씨의 병적기록표 위·변조 확인 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차질이 불가피해진 수사

녹음테이프의 목소리가 김도술 전 국군수도병원 주임원사의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 검찰수사는 곧바로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에 접근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었다.

사실 수사팀은 “한인옥(韓仁玉)씨가 아들의 병역면제 청탁과 함께 직접 2,000만원을 건넸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김 전 원사라고 확신해온 터여서 이날 대검 과학수사과의 분석결과에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일단 ‘쉬운 출발’에 대한 기대가 무산됐음은 물론, 테이프의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도 유보돼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김씨가 테이프를 조작했거나 김도술씨와 공모, 허위사실을 녹음했다”고 주장한 한나라당도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여 앞으로 검찰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분석실패 아닌 판단유보"

그러나 이날 분석결과 발표직후 검찰 관계자가 “테이프와 김도술씨 목소리 사이에 유사성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테이프 감정작업이 완전종료된 것이 아니라 판단을 잠시 유보했을 뿐, 여전히 강한 심증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 전 원사가 당초 테이프내용을 전면 부인했다가 나중에 "내 목소리일 수 있다. 그러나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장을 바꾼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분석결과는 공교롭게도 '김 전 원사의 목소리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테이프가 편집·조작되지는 않았다'는 것. 따라서 검찰은 원본 테이프를 입수할 경우 의외로 쉽게 의혹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키는 다시 김대업씨에게

문제는 검찰이 또다시 김대업씨만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김씨는 분석결과가 알려진 직후 "해외에 있는 동생과 연락이 되는대로 원본을 받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가 약속대로 테이프 원복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이번 의혹과 관련한 결정적인 물증은 없는 셈이된다. 그럴 경우 이번에도 의혹에 대한 명확한 규명없이 정치권의 무성한 논란으로 끝나버릴 공산이 크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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