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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잭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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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잭 라이언

입력
2002.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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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개봉됐던 영화 ‘섬 오브 피어스’는 미국의 작가 톰 클랜시(Tom Clancy)의 소설 ‘The Sum of All Fears’(1991년 출간)을 영화화한 것이다. 톰 클랜시는 군사와 정보 문제에 있어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스릴러 작가로서,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잭 라이언(Jack Ryan)은 CIA의 부국장으로서 테러분자에 의한 핵 공격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아 위기를 수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984년의 ‘The Hunt for Red October’에서 처음 등장한 잭 라이언은 원래 해군사관학교 교수였다. 해병대 장교를 거쳐 해전사(海戰史)를 전공한 학자였으나 1987년의 ‘Patriot Games’, 1988년의 ‘The Cardinal of the Kremlin’, 1989년의 ‘Clear and Present Danger’ 등에서 맹활약을 보인다. 그때마다 소설답게 승승장구를 거듭한 그는 1994년의 ‘Debt of Honor’에서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되고 1996년의 ‘Executive Orders’에서는 부통령을 거쳐 드디어 대통령이 된다.

■ 불미스러운 일로 사임한 부통령의 후임으로 지명된 그는 대통령이 참석한 상ㆍ하원 합동회의장에 JAL기가 가미가제식의 테러공격을 가해옴에 따라 졸지에 대통령이 된다. 황당무계한 설정이지만 소설은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각료, 대부분의 상하의원이 숨진 혼란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할 때 각료가 모두 참석치 않고 한 사람은 ‘당번’이 되어 빠진다. 만일의 사태를 당했을 때 대통령직을 승계할 각료를 한 사람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 실제로 미국에는 핵 공격을 당했을 때 대통령은 지하통제소로, 부통령은 공군1호기로 모시는 등 ‘만일의 사태’에 관해 자세한 규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직 승계서열을 규정한 헌법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총리가 ‘서리’ 꼬리를 붙이고 있을 때 대통령이 수술을 위해 마취에 들어간다면 총리서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인가, 아니면 경제부총리가 되는 것인가. 이제 ‘대통령의 유고’를 상정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불경’(不敬)이었던 시대는 지났다.

신재민 논설위원 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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