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2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ㆍ북일 대화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ㆍ러 양국은 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을 위해 조속히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두 정상은 이날 오후5시(현지시간) 연해주지사 영빈관에서 2시간 여 동안 단독 및 확대 회담, 만찬을 잇따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북ㆍ러 양국이 북한의 대외관계 개선 조치를 확인하고, 철도 연결사업에 진전된 합의를 함으로써 7차 남북 장관급회담으로 물꼬를 튼 한반도 정세가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TSR_TKR 연결합의로 27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남북 경협추진위 2차회의의 핵심 의제인 경의ㆍ동해선 연결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북ㆍ러 정상은 이밖에 연해주 지역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통한 대북 전력지원, 북한의 대러 차관 상환, 농ㆍ임ㆍ수산업 협력 등 경제 현안을 조율했다. 김 위원장은 라선 정유공장 등 사회간접자본(SOC) 지원을 강화해 줄 것을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역 주지사들이 대거 참석한 ‘극동지역 발전 대책회의’에서 “우리가 TSR_TKR 연결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중국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김 위원장과 만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9시30분 마지막 기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항만시설과 쇼핑센터 등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에서 숙박한 뒤 24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오후6시께 북ㆍ러 접경역인 하산에 도착, 4박5일간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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