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2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수사 검사인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 유임에 반발,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한 데 대해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정국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해찬(李海瓚)의원의 ‘검찰의 병역문제 쟁점화 요청’발언 및 검찰인사 대책을 논의, “박 부장 유임은 ‘이회창 죽이기’ 정치공작을 계속하겠다는 집권세력의 대 국민 선전포고”라며 김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이르면 금주 중 제출하기로 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병역문제에 대한 민주당 주장과 검찰수사는 상호 치밀하게 기획한 공작임이 드러났다”며 대통령 사과, 박 부장 및 김대업(金大業)씨 구속수사,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천용택(千容宅) 이해찬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서 대표는 또 “이제부터 원내 과반의석의 의미를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며 공적자금 국정조사 관철, 대통령 일가 비리의혹 규명 특검제 추진, 장대환(張大煥)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엄정 실시 등을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의원 및 지구당 연석회의를 열어 민주당과 검찰의 ‘정치공작’을 규탄한 뒤 서울지검을 방문, 항의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날 이 의원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 뒤 “이번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는 김대업(金大業)씨의 고발로 시작된 것”이라며 정치공작설을 일축하고 “한나라당은 부당한 정치공세로 검찰을 협박하려 하지 말고 이 후보의 양심선언을 통해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해찬 의원에게 3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좀 더 분명히 밝혀질 필요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와 은폐 의혹이 본질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후보가 떳떳하다면 한나라당이 병역비리의 본질을 가리기 위해 서울지검을 집단 방문하는 등 총체적으로 몸부림을 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내면 병역비리를 감추기 위한 오만한 기도로 간주, 결코 좌시하지 않고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해찬 의원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검찰로부터 이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정치쟁점화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일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으나 검찰 수사 상황을 알려준 제보자 신원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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