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두 달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다음 달 4일께 방한 예정인 히딩크 감독은 9월7일 오후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남북통일축구대회를 참관하고 CF 촬영을 하는 등 꽉 짜인 일정속에 바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대한축구협회와의 기술고문 계약 체결이 방한기간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기술고문
히딩크 감독은 방한 중 기술고문(Technical adviser)으로 한국축구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정식 서명한다.
한국축구와 히딩크 감독이 두 달 만에 다시 계약관계로 맺어지는 것이다. 히딩크는 이 달 초 가삼현 협회 국제국장과 기술고문의 역할 등에 대해 협의를 마쳤다. 보수 등 추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지만 축구협회는 계약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기술고문의 역할범위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지휘냐 훈수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말 그대로 조언이나 유망선수 발굴 등 부분적인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기술고문은 사령탑 복귀 수순?
기술고문 자리는 히딩크 감독이 고안해 낸 직책이라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로 돌아가기 전 “한국대표팀을 1년에 몇 차례 지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PSV 아인트호벤과의 계약 때도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
히딩크 감독 스스로가 한국축구와 인연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팀의 일정을 봐가며 몇 차례 한국을 추가 방문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벤치에 직접 앉지는 않더라도 한국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수시로 내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클럽팀을 맡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2년 뒤 한국팀 사령탑에 복귀한다는 명문규정이 이번 기술고문 계약서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년 뒤의 상황에 대해 벌써부터 서로를 구속하는 것은 상식과 관행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협회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2년간 기술고문으로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는 이상 2004년 올림픽 이후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박항서 감독의 역할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던 박항서 감독은 최근 아시안게임까지만 대표팀을 맡겠다는 의사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 정식으로 밝혔다.
김진국 기술위원장은 “아시안게임 이후 새롭게 감독문제를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은 히딩크 감독이 1년에 몇 차례 한국팀 벤치에 앉을 경우 수석코치가 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협회 관계자의 발언은 히딩크 감독의 역할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원격조종을 받아야 하는 국내 코칭스태프의 역할과 위상, 또 누가 만년 2인자로 나설 지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