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폭우로 비상사태령이 선포된 중국 중부의 거대한 호수인 둥팅후(洞庭湖)의 범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룩셈부르크 크기에 맞먹는 둥팅후(3,915㎢)의 수위는 22일 현재 37.7㎙까지 육박, 위험 수위를 2.7㎙나 넘어섰다. 이는 4년 전 폭우로 호수 제방이 무너지면서 4,000여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을 당시 수위인 39.3㎙에 불과 1.6㎙ 정도밖에 남지 않은 수준이다.
호수 일대에 퍼붓던 비는 20일 밤부터 그쳤지만 11일부터 내린 폭우가 양쯔(楊子)강 등을 통해 호수로 유입되면서 수위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등 둑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태세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21일 호수를 끼고 있는 후난(湖南)성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7,000명에 이르는 군인들을 포함해 86만명에 이르는 관리와 민간인 등을 동원해 제방 보수 공사를 벌이는 가운데 일대 주민들에게는 긴급 대피 명령을 내리고 소개작전에 들어갔다.
양쯔강의 방패 역할을 하는 둥팅후의 둑이 무너진다면 가공할 만한 피해가 예상된다. 둥팅후 일대에는 후난성을 비롯해 허베이(河北)성과 장시(江西)성 등 양쯔강을 젖줄로 하는 중국의 최대 곡창 지대가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22일 둥팅후의 범람 위기로 1,30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과 66만 7,000㏊에 이르는 농경지가 대재앙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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